
MVP는 “대충 만들기”가 아닙니다. 가장 싼 비용으로, 가장 빠르게,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실험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MVP를 ‘시제품’으로만 이해해서, 2~3개월을 태우고도 “그래서 된다/안 된다를 모르겠다”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비슷한 순간을 여러 번 봤습니다. 어느 날 오후 4시쯤, 작은 사무실에서 대표님이 노트북을 돌려 보여주며 말씀하시더군요. “일단 기능은 다 넣었는데요… 고객 반응이 애매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기능이 많을수록 반응이 더 또렷해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무엇을 검증하려는지가 흐려져서, 실험이 아니게 됩니다.
MVP를 7일로 제한해야 하는 이유
시간을 늘리면 더 정확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가 자주 일어납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설은 늘고, 기능은 붙고, 이해관계자는 많아지고, 결국 “결론을 못 내리는 프로젝트”가 됩니다. 7일은 짧아서 좋습니다. 애매한 말이 줄고, 숫자와 반응만 남습니다.
또 하나. 7일은 현금흐름 관점에서도 현실적인 단위입니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은 ‘학습 비용’을 길게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짧게 설계하고 빨리 접거나 빨리 키워야 합니다.
7일 MVP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KPI 3개
업종이 달라도, 초기에 의미 있는 지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래 3개만 잡아도 실험이 선명해집니다.
- 리드 지표: 문의/상담 신청/DM/전화 등 “관심 표현”의 수(예: 7일 30건)
- 전환 지표: 결제/예약/계약서 서명/보증금 등 “돈 또는 확약”의 수(예: 7일 5건)
- 단위경제 초안: 1건 성사에 드는 비용(CAC 추정)과 1건당 마진(거칠어도 됨)
7일 MVP 설계의 기본 프레임: 가설 1개, 실험 1개, 판정 1번
제가 추천하는 프레임은 단순합니다. 가설을 하나로 줄이고, 실험을 하나로 묶고, 판정은 한 번만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욕심이 나면 바로 망가집니다. “이것도 검증하고, 저것도 검증하고”가 되는 순간, 7일은 7주가 됩니다.
가설 문장 템플릿(그대로 써도 됩니다)
“(타깃 고객)이 (상황/문제) 때문에 불편을 느끼며, (제안)으로 해결되면 (행동: 문의/결제)을 (기준치) 이상 한다.”
이 문장 하나를 기준으로, 실험도 메시지도 지표도 정렬됩니다. 돌이켜보면 그날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가설 문장을 한 줄로 정리했더니, 팀 회의가 갑자기 짧아지더군요. 서로 다른 말을 하던 사람들이 같은 문장을 보면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MVP 테스트 7일 로드맵(하루 단위 실행표)
아래 로드맵은 “서비스/제품/매장형” 모두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핵심은 하루마다 목표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특히 3~5일차는 ‘제작’이 아니라 ‘검증’의 날입니다.
| Day | 그날의 목표 | 핵심 행동(최소 단위) | 산출물 |
|---|---|---|---|
| 1일차 | 가설을 한 줄로 고정 | 타깃 1개 확정, 문제 1개 확정, 제안 1개 확정, KPI 3개 설정 | 가설 문장 1개, KPI 표 1장 |
| 2일차 | 오퍼(제안)를 ‘구매 가능’하게 만들기 | 가격/조건/제한수량/제공범위 결정, 결제 또는 예약 방식 확정 | 오퍼 카드(문장 6줄), 가격·조건표 |
| 3일차 | 랜딩/채널 세팅 | 랜딩 1장(구글폼/네이버폼/카톡채널 등), 문의 동선 1개로 고정 | 랜딩 URL 1개, 문의 스크립트 |
| 4일차 | 첫 트래픽을 만들고 반응 수집 | 타깃 커뮤니티/기존 고객/지인 네트워크 중 1개 채널에 집중 배포 | 반응 로그(질문/반대/가격 저항) |
| 5일차 | 전환을 ‘요청’하는 날 | 예약금/선결제/상담 확정 등 확약 행동을 명확히 제시하고 요청 | 확약 수(전환 KPI), 거절 사유 Top3 |
| 6일차 | 단위경제 초안 계산 | 유입→전환 퍼널 정리, 1건 성사 비용(CAC) 추정, 1건 마진 산출 | CAC/LTV 초안, 손익 가정표 |
| 7일차 | 판정: 중단/개선/확대 | 판정 기준표로 결론 1개 결정, 다음 14일 계획 1장 작성 | 판정서 1장, 다음 스프린트 계획 |
실무에서 제일 많이 망가지는 포인트 5가지
이 파트는 ‘실패 방지용’입니다. 7일 MVP는 작은 실수 하나로도 결과가 왜곡됩니다. 특히 대표님이 직접 영업/설명을 하게 되면, 의도치 않게 “실험을 설득으로 덮어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반응이 좋아 보였는데, 자세히 보면 ‘대표님 말빨’이 만든 반응인 경우도 있더군요.
- 가설이 2개 이상: “가격도, 타깃도, 기능도”를 동시에 바꾸면 결론이 사라집니다.
- 랜딩이 과하게 예쁨: 디자인에 시간을 쓰면 7일이 무너집니다. 정보만 정확하면 됩니다.
- 무료로만 검증: ‘좋아요’는 나오는데 결제는 안 나옵니다. 확약 행동을 꼭 넣습니다.
- 채널이 3개 이상: 7일 동안은 한 채널에만 집중하는 게 데이터가 깨끗합니다.
- 기록이 없음: 문의가 와도 “왜 왔는지/왜 안 샀는지”가 남지 않으면 학습이 없습니다.
판정 기준(Go / Pivot / Stop)을 미리 써두는 방법
마지막 날에 흔히 벌어지는 장면이 있습니다. 지표가 애매하게 나오면, 팀이 “좀 더 해보자”로 흐릅니다. 그 말 자체가 나쁘진 않은데, 비용이 계속 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판정 기준을 1일차에 먼저 써둡니다.
| 판정 | 기준(예시) | 다음 행동 |
|---|---|---|
| Go(확대) | 문의 30건 이상 + 확약 5건 이상 + CAC가 건당 마진의 50% 이하 | 채널 확대(2개로), 14일간 반복 실행, 공급/운영 준비 |
| Pivot(전환) | 문의는 충분하지만 확약이 낮음(가격 저항/신뢰 부족이 반복) | 오퍼 재설계(가격/패키지/보증), 타깃 세분화 후 7일 재실험 |
| Stop(중단) | 문의 자체가 거의 없거나, 거절 사유가 “필요 없음”으로 수렴 | 가설 폐기, 타깃/문제 재정의(완전히 새 실험) |
마무리: MVP는 ‘용기 있게 좁히는 기술’입니다
7일 MVP를 해보면 의외의 감정이 올라옵니다. 뭔가를 더 만들고 싶고, 더 설명하고 싶고, 더 멋지게 보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욕심이 실험을 흐립니다.
결국 MVP는 “내가 맞다”를 증명하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어디서 틀렸는지 빠르게 찾는 과정입니다. 그게 빠르면 빠를수록 돈도 시간도 덜 씁니다. 그리고 살아남을 확률이 올라갑니다.
지금 새 아이템이나 신사업을 준비 중이라면, 7일만 잡고 딱 한 가지 가설로 달려보시는 걸 권합니다. 결과가 좋아도 좋고, 나빠도 좋습니다. 둘 다 다음 행동을 결정하게 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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