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계획서나 IR을 검토하다 보면, 시장규모 파트에서 분위기가 갈립니다. 숫자가 ‘그럴듯’한데도 설득이 안 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숫자가 크지 않아도 납득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며칠 전 오후, 작은 회의실에서 대표님이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시장 크다고 쓰면 다 믿어주나요?”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시장은 ‘크다/작다’가 아니라, 어떻게 계산했고 어디까지 먹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TAM·SAM·SOM을 구분하면, 숫자가 말이 됩니다
TAM·SAM·SOM은 시장을 3겹으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이름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전체-현실-당장”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많은 자료가 TAM만 과하게 키웁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래서 당신 회사가 가져갈 몫은?”이 남습니다.
① TAM (Total Addressable Market)
이론적으로 ‘우리 제품/서비스가 닿을 수 있는 전체 시장’입니다. 국가 전체, 업종 전체 같은 큰 범위가 자주 쓰입니다. 다만 TAM을 말할 때는 산식이 꼭 있어야 합니다. “크다”는 주장만 남으면 바로 흔들립니다.
② SAM (Serviceable Available Market)
우리 제품이 실제로 제공 가능한 범위입니다. 지역, 채널, 가격대, 규제, 공급능력 등을 반영해 TAM을 줄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대표님의 선택(타깃·포지셔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③ SOM (Serviceable Obtainable Market)
단기간(보통 12~24개월)에 현실적으로 확보 가능한 시장입니다. 영업력, 파트너십, 생산/인력, 마케팅 예산 같은 제약이 반영됩니다. SOM은 숫자보다도 “어떤 근거로 그 정도를 먹을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계산 예시: B2B 정기구독 서비스로 잡아보겠습니다
예시로 “공장·상가 대상 월 구독형 유지관리 서비스”를 가정해보겠습니다. (업종은 달라도 방식은 동일합니다.) 우선 단가를 정합니다. 월 구독료 19.9만 원, 연 환산 238.8만 원(19.9만×12)으로 놓겠습니다.
| 구분 | 정의 | 예시 산식 |
|---|---|---|
| TAM | 전체 잠재 시장 | 전국 잠재 사업장 100만 곳 × 연 238.8만 원 |
| SAM | 제공 가능한 범위 | 수도권·인접권 20만 곳 × 연 238.8만 원 |
| SOM | 단기 확보 가능 | 1년 내 800곳 확보 × 연 238.8만 원 |
이제 숫자로 풀어보겠습니다. TAM = 100만 × 238.8만 원 = 2조 3,880억 원 수준입니다. SAM = 20만 × 238.8만 원 = 4,776억 원 수준입니다. SOM = 800 × 238.8만 원 = 약 19억 원입니다.
SOM을 설득력 있게 만드는 3가지 고정 장치
SOM은 ‘희망’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저는 보통 아래 3가지가 맞물릴 때 숫자가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판단합니다. 돌이켜보면, 이 부분을 정리한 대표님들 표정이 가장 빨리 편안해졌습니다.
- 리드→계약 전환율 가정이 있는가 (예: 월 200리드, 전환 4%면 월 8계약)
- 공급/수행 가능량이 일치하는가 (예: 1팀이 월 40곳, 2팀이면 월 80곳)
- 채널 믹스가 현실적인가 (파트너·소개·광고 등, 한 채널에만 의존하지 않는가)
“시장규모는 크게 쓰는 경쟁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가정을 서로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실무에서 바로 쓰는 KPI 3개
시장규모를 써놓고 끝내면 아무 힘이 없습니다. SOM은 운영지표로 내려와야 합니다. 저는 최소 3개 KPI를 붙여서 “시장→실행” 연결을 만듭니다.
- 월 리드 수(Lead): 200건
- 계약 전환율(Conversion): 4%
- 월 신규 계약(Closed-won): 8건
이 조합이면 12개월 누적 96건이 됩니다. 여기서 “800곳” 목표를 쓰려면, 리드·전환율·팀 수를 동시에 키우는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이걸 숨기면 독자는 바로 알아차립니다. 숫자는 솔직하니까요.
시장규모 산정은 결국 대표님의 결정을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어디를 버리고 어디를 집중할지, 얼마나 빨리 실행할지, 무엇을 증명할지가 숫자에 담깁니다. 조금 냉정하게 말하면, TAM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SOM을 쓰는 순간부터는 회사의 ‘현재 체력’이 보입니다. 그게 오히려 신뢰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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