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 대시보드를 만들겠다고 하면, 대부분 “지표를 많이 넣어야 정확하지 않나요?”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반대입니다. 지표가 많아질수록 대표의 판단이 느려집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 인천 쪽 물류회사 사무실에서 노트북 화면을 같이 보며 한숨을 쉰 적이 있습니다. 표가 30개가 넘었고, 정작 대표는 “이번 달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대시보드는 ‘분석’보다 ‘결정’을 돕는 도구인데, 그 기능이 사라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재무 KPI는 ‘12개면 충분’한 이유
대부분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은 회계팀이 두껍지 않습니다. 대표가 직접 보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KPI는 적어야 합니다. 대신 서로 겹치지 않고, 한 장에서 연결되어야 합니다. 손익(수익성)만 보면 현금이 죽고, 현금만 보면 성장 기회가 꺾입니다. 이 균형을 잡는 최소 세트가 12개입니다.
재무 KPI 대시보드 핵심 지표 12개(추천 세트)
| 영역 | KPI(12개) | 계산/정의(간단) | 해석 포인트 |
|---|---|---|---|
| 매출 | 1) 월 매출(MRR/월매출) | 당월 총매출 | 흐름이 꺾였는지, 계절성인지 확인합니다. |
| 매출 | 2) 매출총이익률(GPM) | (매출-매출원가)/매출 | 가격·원가·상품구성 변화가 바로 드러납니다. |
| 수익성 | 3) 영업이익률(OPM) | 영업이익/매출 | 고정비 구조가 버티는지 봅니다. |
| 수익성 | 4) 공헌이익률(Contribution) | (매출-변동비)/매출 | 규모를 키우는 게 맞는 달인지 판단합니다. |
| 현금 | 5) 영업현금흐름(OCF) | 영업활동 현금흐름 | 흑자인데 돈이 없는 상황을 잡아냅니다. |
| 현금 | 6) 현금보유일수(Cash Runway) | 현금/일평균 고정지출 | 대표가 불안해지는 ‘남은 시간’을 수치로 봅니다. |
| 운전자본 | 7) 매출채권 회수일수(DSO) | 매출채권/일매출 | 외상·정산 구조가 현금을 잡아먹는지 확인합니다. |
| 운전자본 | 8) 재고회전일수(DIO) | 재고/일매출원가 | 창고가 돈인지, 묶인 돈인지 구분합니다. |
| 운전자본 | 9) 매입채무 지급일수(DPO) | 매입채무/일매출원가 | 지급 조건이 현금흐름을 돕는지 봅니다. |
| 부채 | 10) 부채비율 | 부채/자기자본 | 레버리지 수준과 금융기관 시선을 동시에 봅니다. |
| 부채 | 11) 이자보상배율(ICR) | 영업이익/이자비용 | 금리 상승기에 ‘버틸 체력’이 보입니다. |
| 안정성 | 12) 손익분기점 매출(BEP) | 고정비/공헌이익률 | 이번 달 매출이 ‘살아남는 선’ 위인지 확인합니다. |
대시보드가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운영 규칙
지표를 넣는 것보다 중요한 건, 보는 습관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대시보드를 만들어도 2~3개월 지나면 안 열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규칙을 아주 단순하게 잡아야 합니다.
추천 운영 방식(현장형)
- 매주 월요일 20분: 1) 월 매출 2) GPM 3) OCF 4) 현금보유일수만 먼저 확인합니다.
- 월말 60분: 12개 지표 전체를 보고, 다음 달 ‘딱 2개’ 개선 목표를 정합니다.
- 지표 변화가 2주 연속 나쁘면: 원인 분석 전에 먼저 “현금”부터 방어합니다.
대표가 바로 쓰는 ‘해석 질문’ 6개
지표가 숫자로만 남으면 무의미합니다. 숫자 옆에 질문이 붙어야 회의가 됩니다. 내가 현장에서 자주 꺼내는 질문은 딱 이 정도입니다.
- 매출이 줄었습니까, 단가가 줄었습니까(또는 둘 다입니까)
- GPM이 떨어졌다면, 원재료 단가·폐기·할인 중 무엇이 원인입니까
- 영업이익률이 유지되는데 OCF가 마이너스면, 채권·재고 중 어디가 막혔습니까
- 현금보유일수가 45일 아래로 내려가면, 무엇을 먼저 멈출 겁니까
- DSO가 늘면, 회수 조건을 바꿀 수 있는 고객은 누구입니까
- BEP를 넘기려면, 비용을 줄일 겁니까, 공헌이익을 올릴 겁니까
좋은 재무 대시보드는 “숫자를 더 아는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결정을 더 빨리 하는 사람”을 만듭니다.
재무를 잘한다는 건 화려한 분석을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 사업의 상태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위험한 방향으로 가기 전에 핸들을 조금씩 돌리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이 쌓이면 불안이 줄고, 대표의 말투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직원들도 “이번 달은 뭘 지키면 되지?”를 알게 됩니다. 결국 회사는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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