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경영 전략·리더십

The Lean CEO를 읽고 난 뒤, 나는 무엇을 먼저 바꿨나

책보다 먼저 떠오른 장면 하나

『The Lean CEO』를 다시 펼쳤던 날이 있습니다. 을지로 쪽 오래된 공장에서 아침 회의를 마치고, 대표와 함께 계단을 내려오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칠이 벗겨진 난간, 먼지 낀 창문, 올라가야 할 일감은 쌓여 있는데 사람들은 지쳐 있는 표정. 그때 대표가 조용히 한마디 했습니다. “책에서 보던 린은 멋있던데, 우리 현실은 왜 이렇게 거칠까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 책을 사장 관점에서 읽으면, 멋있는 성공 사례보다는 그런 순간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요약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느꼈던 생각을 기준으로 메모처럼 정리해두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바꿀까?’가 아니라 ‘사장이 어디까지 내려갈 준비가 되었는가’를 계속 묻는 책입니다.
 

사장으로서 마음에 걸렸던 문장들

책 속 CEO들은 대단한 전략을 소개하기보다, 자신이 얼마나 오래 문제를 외면해왔는지부터 고백합니다. 읽다 보면 문장보다 표정이 더 떠오릅니다. 뭔가 불편한데 모른 척하며 버텼던 날들의 얼굴 말입니다. 그러다 몇 줄이 눈에 탁 걸립니다. “리더는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드러낼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다.” 머리로는 동의하지만, 막상 조직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문장입니다.

사장은 해결사가 아니라 질문 설계자라는 말이, 한동안 마음에서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1) “내가 제일 바쁘다”는 착각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대표님, 저희도 정말 바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사장일수록 ‘내가 제일 바쁘다’고 믿기 쉽습니다. 『The Lean CEO』에서는 이 지점을 조용히 찌릅니다. 사장이 누구보다 바쁘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그 바쁨 때문에 실제 문제를 보는 시간이 계속 밀리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을 말이죠.

바쁜 사장일수록 ‘문제와 함께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을 일정에 넣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입니다.

2) “이미 말했는데요” 뒤에 숨은 것들

책 속 사례에서 반복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현장 직원은 “예전부터 이야기했습니다”라고 말하고, CEO는 그제야 제대로 듣습니다. 낯설지 않은 장면입니다. 회의실에서도 많이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누군가는 정말 여러 번 말했고, 누군가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그 사이에는 항상 ‘위계’가 있습니다.

 

사장 관점으로 다시 쓴 Lean CEO 요약

린을 시스템, 도구, 프로젝트로 보기보다, 사장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프레임으로 바라보면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머릿속에서 이렇게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기존 사장 모드 Lean CEO 모드 내가 메모해둔 한 줄
큰 결단, 큰 프로젝트 선호 작은 개선, 짧은 주기 실험 “한 방이 아니라, 매일 한 끗을 바꾸자.”
보고로만 현장을 이해 직접 가서 보고, 듣고, 질문 “보고서는 뒤에, 사람 얼굴이 먼저다.”
답을 제시하는 리더 질문을 던지는 리더 “왜?”보다 “당신은 어떻게 보고 있나?”
성과 미달 시 압박 위주 프로세스·흐름 점검이 먼저 “실패의 원인을 사람에게 덮어씌우지 말자.”
사장 관점에서 다시 정리한 Lean CEO 모드 전환 메모
린경영은 공장 기법이 아니라, 사장의 일상 언어와 태도를 바꾸는 작업에 더 가깝습니다.
 

현장에서 써보니 더 와닿았던 포인트들

어느 서비스업 고객사에서 이 책의 아이디어를 조금 빌려 현장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 회의를 없애고, 대신 “문제만 이야기하는 20분”을 만들었습니다. 해결책은 논의하지 않고, 불편한 점만 적게 했습니다. 첫 주에는 다들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있었는데, 세 번째 주부터는 작은 문장들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고객 문의가 몰리는 시간에 인력이 비어 있다”, “재고 확인 프로세스가 엉켜 있다” 같은 이야기들입니다.

돌이켜보면 그날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사장이 한마디 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에는 누구도 변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사실만 이야기합시다.” 그 얘기 이후로 현장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The Lean CEO』에서 말하는 “문제가 드러나는 환경”이 바로 이런 모습에 가깝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장 관점 실천 체크리스트

  • 이번 달에 내가 직접 들은 ‘현장 불만’이 몇 건인지 숫자로 적어본다.
  • 직원 앞에서 “제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했는지 떠올려본다.
  • 개선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혼내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 본 적이 있는지 점검한다.
 

결국 남는 건 ‘어떤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거창한 기법보다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나를 어떤 리더로 기억할까.” 실수를 숨기게 만드는 리더인지, 아니면 불편한 진실을 조심스럽게라도 꺼낼 수 있는 리더인지. 사장이라는 자리는 생각보다 빨리 굳어지고, 생각보다 늦게 바뀝니다.

한 번은 한 직원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대표님, 요즘에는 문제 생겨도 예전보다 조금은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성과 그래프보다 그 말이 훨씬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런 말이 오가는 조직이 시간이 지나면 손익표에도 흔적을 남깁니다.

『The Lean CEO』는 결국 “사장인 내가 얼마나 먼저 변할 용기가 있는가”를 묻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내용보다, 책을 읽고 난 뒤 내 행동 하나가 바뀌었는지 스스로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조직에서 이런 리더십 전환을 함께 설계하고 싶으시다면, 한국경영컨설팅에 편하게 문의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