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8일 아침, 성남으로 가는 차 안에서 유난히 하늘이 맑았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으로 향하는 길이었고, 그날은 고객의 사옥을 건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여러 번 고객사를 위한 경매 현장을 다녔지만, 이상하게 그날은 조금 더 긴장이 됐습니다. 유난히 긴장한 고객의 표정을 보면서요. 숫자는 이미 머릿속에 다 들어 있었고, 전략도 정리되어 있었지만, 경매라는 게 늘 사람 마음처럼 흘러가지는 않기도 하구요.
경매 현장에 들어서기 전, 마지막 점검
법원 현관을 지나 대기실로 들어서는데, 특유의 정적과 소음이 섞인 공기가 느껴졌습니다. 서류를 다시 한 번 꺼내 훑었습니다. 감정가, 유찰 횟수, 인근 실거래가, 기존 임차 현황까지. 머릿속으로 수치를 재확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입찰자들의 표정이 신경 쓰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날은 모두가 유난히 말이 없었습니다.
“대표님, 오늘은 몇 분 정도 들어올까요?”
고객이 조용히 묻자, 저는 짧게 대답했습니다. “경쟁자가 없을 수도 있고, 의외의 훼방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준비한 선 안에서는 절대 흔들리지 마시죠.” 말은 담담하게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제 속도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예상을 벗어나는 입찰가가 나오면 어쩌나, 그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봉투가 올라가던 순간,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입찰이 시작되고 봉투들이 하나둘 접수될 때마다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졌습니다. 진행 요원의 목소리가 울리듯 법정 안을 채웠고, 사람들의 시선이 앞으로 쏠렸습니다. 어느 순간, 제 손에 들린 번호표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때 잠깐, 정말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게 맞는 선택일까’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바로 다음 순간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는 점입니다.
개찰이 시작되고 하나씩 금액이 불려질 때마다, 저는 고객의 얼굴을 슬쩍 확인했습니다. 여전히 긴장된 얼굴과 표정, 그리고 마침내 우리 차례가 왔을때, 전 법원 직원 손에 들린 봉투 4개를 보았습니다. 4개물건이 모두 낙찰되었다는 말과 함께 들어올린 봉투 숫자는 우리가 낙찰되었음을 알려줬습니다. "주식회사 ㅇㅇㅇㅇㅇ" “단독 입찰입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꽤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잠시 숨을 고르고 고개를 끄덕이던 고객의 표정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낙찰 이후, 진짜 이야기는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법원을 나와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야 비로소 긴장이 풀렸습니다. 고객은 “이제 정말 시작이네요”라고 말했고,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맞습니다. 경매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취득세, 명도, 리모델링, 자금 정리, 임대 전략까지. 이제부터가 훨씬 더 복잡하고 현실적인 단계입니다.
경매를 처음 경험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낙찰만 받으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때부터가 더 많은 판단과 결단이 필요한 구간입니다. 그날도 저는 고객에게 차분히 다음 단계를 하나씩 설명드렸습니다.
그날 이후, 다시 생각하게 된 한 가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유난히 피곤함이 몰려왔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마음은 조용했습니다. 여러 번의 경매를 겪었지만, 사옥이라는 무게는 늘 다르게 느껴집니다.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앞으로 그 회사가 숨 쉬고 성장할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날의 낙찰은 숫자 이상의 의미로 남았습니다.
경영이라는 것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은 늘 불안과 함께합니다. 다만, 준비된 불안과 즉흥적인 불안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현장에서 그 차이가 생각보다 또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아마도 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날을 돌아보며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경매든 투자든, 결국 사람의 결단 위에 결과가 쌓입니다. 그리고 그 결단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수많은 숫자와 실패, 그리고 반복된 점검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집니다.
이 글을 읽는 대표님께서도 언젠가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서게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오늘 이야기의 작은 장면 하나가, 아주 미세하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충분합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맞춤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한국경영컨설팅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1. 경영 전략·리더십' 카테고리의 다른 글
| No Rules Rules 책 리뷰, 넷플릭스 문화에서 진짜 가져올 것과 버릴 것 (1) | 2025.12.13 |
|---|---|
| 직원 마음속 ‘신뢰 통장’ 잔액 높이는 법|약속·피드백·일관성의 힘 (1) | 2025.12.10 |
| 정의·시장·능력주의|마이클 샌델 철학으로 점검하는 회사 공정성 (0) | 2025.12.07 |
| The Lean CEO를 읽고 난 뒤, 나는 무엇을 먼저 바꿨나 (1) | 2025.12.07 |
| The Lean CEO 리뷰|대표의 작은 행동이 조직을 바꾸는 순간 (0) | 2025.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