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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영 전략·리더십

실수하던 직원이 회의를 이끌기까지|리더가 선택한 세 가지 변화

직원의 성장을 눈앞에서 본 순간, 나도 함께 바뀌었습니다

직원을 채용할 때는 늘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하지만, 막상 그 성장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순간을 자주 경험하는 대표는 많지 않습니다. 숫자로는 성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사람의 표정과 말투에서는 변화가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한 직원의 성장을 또렷하게 목격했던 하루가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1. 아무 일도 없을 것 같던 월요일,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작년 겨울, 눈이 약하게 흩날리던 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강남의 작은 회의실, 늘 사용하던 그 자리였고 참여 인원도 똑같았습니다. 달라진 건 한 가지, 그날 고객사 보고를 맡은 사람이 ‘나’가 아니라 입사 1년 차 직원이라는 점뿐이었습니다. 회의 시작 10분 전, 그 직원은 노트북을 정리하면서도 손끝에 약간의 떨림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 직원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작은 실수로 자주 불려 들어오던 친구였습니다. 숫자 한 줄을 잘못 적어 고객사에게 다시 사과 메일을 보내야 했던 날, 저도 순간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날 이후 이 직원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더 잔뜩 움츠러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하나하나 다시 확인하며 “이건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원의 성장은 ‘실수 이후의 태도’에서 조용히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작은 변화를 보고 저는 일부러 다음 프로젝트에서 이 직원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통째로 맡겨 보기로 했습니다. 혹시 망치면 같이 수습하면 된다고, 스스로에게 여러 번 되뇌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제 리더십을 바꿔놓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리더의 성장은 숫자로 남지만, 직원의 성장은 표정과 어조로 먼저 드러납니다.”
 

실수 뒤에 찾아온 조심스러운 제안들

그 직원은 실수 이후로 두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첫째, 보고서를 가져올 때마다 “이 부분은 확신이 덜 들어서 이렇게 정리해봤습니다”라며 스스로 불안한 부분을 먼저 짚었습니다. 둘째, 고객 입장에서 다시 보려는 질문이 늘었습니다. “대표님, 제가 고객이라면 여기서 어떤 의문을 가질까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잠시 멈칫했습니다. 그 질문은 예전의 그 직원에게서는 나오기 어려운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직원이 ‘정답’을 찾으려는 사람에서 ‘질문’을 던지는 사람으로 바뀌는 순간, 성장은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2. 리더가 한 일은 복잡한 시스템이 아니라 작은 선택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대단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세 가지를 다르게 하려고 했을 뿐입니다. 첫째, 실수의 책임을 추궁하기보다 원인을 함께 찾았습니다. 둘째, 고객 앞에 나가는 역할을 과감히 맡겼습니다. 셋째, 결과가 좋든 나쁘든 회의가 끝난 뒤 10분이라도 꼭 1:1 피드백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상황 예전의 나 그날의 나
직원 실수 발생 직후 왜 그랬는지 추궁, 바로 수정 지시 원인부터 함께 정리, 다음에 막을 방법 질문
고객사 보고 담당 선정 “이번에는 내가 나가는 게 안전해”라고 혼자 맡음 직원에게 전체 PT를 맡기고 나는 뒷자리에서 지원
보고 후 피드백 바쁜 일정 핑계로 피드백 생략 잘한 점 3가지, 아쉬운 점 1가지만 짚어줌
같은 상황에서 리더의 대응이 바뀌었을 때의 차이
직원을 키우는 리더십은 ‘큰 선언’보다 회의실 안에서 반복되는 작은 선택에서 만들어집니다.
 

직원의 성장을 여는 세 가지 질문

그 뒤로 저는 직원과 대화를 나눌 때, 답을 주기 전에 질문부터 던지려고 합니다.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하지만, 이 세 가지 질문만은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 “이번 결과에서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드는 지점은 어디인가요?”
  • “다시 한다면 한 군데만 바꾼다면 어디를 바꾸고 싶나요?”
  • “이 경험을 통해 다음 프로젝트에서 꼭 써먹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던지면 직원 스스로 자신의 성장을 말로 정리하게 됩니다. 그 과정을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리더는 그 직원의 다음 단계를 함께 그려 볼 수 있습니다.

 

3. 성장의 순간은 보고서가 아니라 회의실 공기에서 느껴졌습니다

몇 달이 지나, 같은 고객사와 다시 전략 회의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그 직원이 발표를 맡았습니다.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그 직원이 먼저 고객에게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네고, 의자를 당겨 앉으면서 자연스럽게 회의를 열었습니다. 저는 말 그대로 뒤에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중간에 고객 담당자가 까다로운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저를 힐끗 쳐다봤을 그 직원이, 이번에는 눈빛 한 번 흐트러뜨리지 않고 자신의 논리를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노트북에서 눈을 떼고 직원의 옆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직원의 성장을 가장 먼저 느끼는 사람은 고객이 아니라, 회의실 구석에 앉아 있는 리더일 때가 많습니다.
 

성장을 보는 리더의 체크포인트

직원의 성장을 숫자나 평가표로만 보려고 하면 중요한 순간을 놓치기 쉽습니다. 저는 그날 이후, 다음과 같은 신호들에 조금 더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 보고 전 “괜찮을까요?” 대신 “이렇게 가보겠습니다”라는 말이 늘어났는지
  • 문제를 가져올 때, 함께 제안이나 대안을 가져오는지
  • 회의가 끝난 뒤 “수고하셨어요”가 아니라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면 좋겠다”는 말을 먼저 꺼내는지

이 신호들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직원의 성장뿐 아니라 회사의 리더십 수준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직원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제 안의 두려움도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이 회사를 나 혼자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함께 키워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믿음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의 성장을 본 순간은, 결국 리더가 혼자 버티던 시간을 내려놓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실수를 덜 두려워하고, 대신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쪽을 선택할 때 조직은 조용히 강해집니다. 오늘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의 표정과 말투를 한 번만 더 유심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이미 성장의 힌트가 곳곳에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직원 성장과 리더십 변화에 대한 실전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회사 상황을 공유해 주시면 함께 방향을 정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