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뽑는 건 어렵고, 뽑은 뒤는 더 어렵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누가 옆에 붙어서 알려줄 여유”가 없는데, 그 와중에 신입이든 경력이든 바로 성과를 요구받습니다. 그러니 온보딩이 실패하면 대개 같은 말이 나옵니다. “기본이 안 돼요.” “아니, 설명을 했는데…”
그런데 이상한 건, 설명을 ‘얼마나’ 했는지가 아니라 무슨 순서로 무엇을 확인했는지가 성패를 가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온보딩을 감이 아니라 30·60·90일 플랜으로 쪼개서 설계합니다. 짧게는 2주 만에도 효과가 보이지만, 기준점은 90일이 가장 깔끔합니다.
30·60·90일 플랜이 필요한 이유: “교육”이 아니라 “전력화” 때문입니다
온보딩이 자주 실패하는 회사는 공통적으로 “지식 전달”에만 집중합니다. 매뉴얼을 읽히고, 설명하고, 따라 하게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지식보다 판단이 중요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보고할지, 예외가 생겼을 때 무엇을 우선할지, 그 감각이 없으면 사고가 납니다.
저는 예전에 오전 9시 반쯤, 작은 사무실에서 새로 입사한 과장님이 “이건 누구 결재 받아야 하죠?”를 세 번째 묻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질문 자체는 정상인데, 옆에서 듣던 팀장 표정이 굳어지더군요.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이 회사엔 결재 라인보다 먼저 필요한 게 있구나.’ 결국 답은 플랜이었습니다. 질문이 반복되면 사람 탓이 아니라 구조 탓인 경우가 많습니다.
플랜 설계의 기본 구조: 목표·과제·점검·증빙 4박자를 맞춥니다
30·60·90일 플랜은 “교육 커리큘럼”이 아니라 “업무 실행 계획”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서를 만들 때 항상 4칸을 둡니다. 목표, 핵심 과제, 점검 질문, 증빙(결과물). 이 4칸이 있어야 대표님이 한 눈에 평가하고, 직원도 억울하지 않습니다.
| 구간 | 핵심 목표(한 문장) | 대표 과제(예시) | 증빙(반드시 남길 결과물) |
|---|---|---|---|
| 0~30일 | 실수 없이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합니다 | 업무 흐름도 1장 작성, 보고 체계 숙지, 기본 케이스 10건 처리 | 업무 프로세스 메모, 체크리스트, 처리 로그 |
| 31~60일 | 반복 업무를 ‘혼자’ 처리하고 일정 품질을 유지합니다 | 주간 리포트 작성, 고객/현장 이슈 5건 대응, 협업 요청 3건 | 리포트 샘플, 이슈 처리 보고, 협업 커뮤니케이션 기록 |
| 61~90일 | 자기 영역을 ‘개선’하고 성과로 연결합니다 | 병목 1개 개선, 비용/시간 절감 제안 1건, 매뉴얼 업데이트 | 개선 전후 비교, 제안서 1장, 업데이트된 매뉴얼 |
0~30일: 실수 방지 장치부터 깔아야 합니다
첫 30일은 “빠르게”보다 “안전하게”가 우선입니다. 저는 이때 교육 내용을 많이 넣지 않습니다. 대신 실수 방지 장치를 설치합니다.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금지), 어떤 상황에서 즉시 보고해야 하는지(보고), 기본 결과물 형식이 무엇인지(형식) 이 세 가지가 뼈대입니다.
- “자주 틀리는 10가지”를 먼저 만들고, 그걸 기준으로 교육합니다(매뉴얼보다 빨라집니다).
- 보고는 ‘기준 문장’으로 통일합니다: 상황-원인 추정-요청(3줄).
- 업무 체크리스트는 길게 만들지 말고, 12개 이내로 고정합니다.
- 첫 주에는 결과물 품질보다 제출 습관을 먼저 잡습니다.
31~60일: 혼자 처리하게 만들되, 품질 기준을 숫자로 고정합니다
두 번째 구간에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있습니다. “이제 알았으니 혼자 해봐”라고 던져놓고,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붙잡고 혼내는 패턴입니다. 이때 직원은 빨리 지칩니다. 그래서 60일 구간은 “자율”이 아니라 기준을 준 자율이어야 합니다.
60일 점검 질문(대표가 매주 묻는 5문장)
- 이번 주에 혼자 처리한 업무는 무엇이고, 가장 어려운 1건은 무엇이었나요?
- 결과물 품질 기준(형식/수치/마감)을 지키지 못한 사례가 있나요?
- 재발 방지를 위해 체크리스트에 추가할 항목이 있나요?
- 협업 요청 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요청했나요?
- 다음 주에 ‘혼자 할 수 있는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까요?
61~90일: ‘개선’이 들어가야 진짜 우리 사람이 됩니다
90일까지 갔는데도 “그냥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으로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능력 문제가 아니라 온보딩 설계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61~90일에는 반드시 개선 과제를 하나 넣어야 합니다. 단,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작은 개선이 더 강력합니다.
90일의 목표는 완벽한 성과가 아니라 “이 사람이 우리 운영을 이해하고, 더 낫게 만들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 업무에서 가장 시간이 새는 지점을 1개만 골라, 30분이라도 줄이는 실험을 합니다.
- 매뉴얼은 새로 쓰지 말고, “바뀐 5줄”만 업데이트하게 합니다.
- 개선 과제는 ‘제안서 1장’으로 끝내고, 실행은 대표가 승인한 것만 합니다.
- 성과를 숫자로 남깁니다: 절감 시간, 오류 감소, 고객 응답 시간 등.
온보딩을 잘하면 분위기가 바뀝니다. 대표님도 덜 예민해지고, 기존 직원도 덜 지칩니다. 무엇보다 새로 들어온 사람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제가 뭘 하면 되죠?”에서 “이건 이렇게 바꾸면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로 넘어가는 순간이 오거든요. 저도 그 순간을 여러 번 봤고, 볼 때마다 묘하게 안심이 됩니다. 아, 이제 굴러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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