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U(품목코드)가 늘어나면 “매출 기회가 늘어난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반대로 작동합니다. 창고는 복잡해지고, 발주가 흔들리고, 재고는 여기저기 쌓이고, 정작 이익은 남지 않는 흐름이요. 이상한 건… 대표가 열심히 일할수록 더 얇아지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SKU가 수익을 갉아먹는 순간, 어디서 문제가 생길까요?

몇 달 전 오전 10시쯤이었습니다. 작은 제조업체 회의실에서 엑셀을 띄워놓고 품목 리스트를 같이 봤는데, 대표가 중간에 조용히 한마디를 하셨습니다. “이거… 우리도 뭘 파는 회사인지 가끔 헷갈려요.”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품목이 많아진 게 ‘성장’의 증거라고 믿어온 시간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SKU가 많아지면 보통 아래 4가지가 동시에 커집니다.
- 재고 보유비용: 창고비·보험·훼손·폐기·자금묶임 등(업종에 따라 보유비용이 재고가치의 20~30% 수준으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 운영 변동성: 생산/피킹/검수/배송에서 실수가 늘고 리드타임이 흔들립니다.
- 의사결정 비용: 발주 판단, 가격결정, 프로모션 기획이 느려집니다.
- 고객 경험 저하: 선택지가 많아도 ‘결정’이 어려워져 전환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슬림화의 핵심은 “매출”이 아니라 “공헌이익과 비용대응”입니다
SKU 정리에서 흔한 실수는 “매출 낮은 품목부터 삭제”입니다. 그런데 매출이 낮아도 공헌이익(마진-변동비)이 높고, 특정 고객의 유지에 중요한 품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SKU를 볼 때 최소한 3개의 렌즈를 같이 씁니다.
1) 공헌이익 렌즈: ‘얼마 남기는가’
- SKU별 매출총이익(또는 공헌이익)을 먼저 봅니다.
- “상위 20% SKU가 이익의 대부분을 만든다”는 패턴이 흔합니다(파레토 구조).
2) 비용대응 렌즈: ‘유지 비용이 얼마인가’
여기서 많은 대표가 놓칩니다. 같은 1개의 SKU라도 보관/피킹 난이도, 반품률, CS 발생, 포장자재, 납기, 소량다빈도에 따라 ‘진짜 비용’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SKU별 cost-to-serve(서비스 제공 비용)’ 관점이 중요합니다.
3) 대체 가능성 렌즈: ‘없애도 고객이 넘어오는가’
삭제를 결정할 때는 “대체 SKU로 수요가 이동(demand transfer)하는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실상 색상만 다른 제품, 규격만 비슷한 제품이 많으면, 정리해도 고객은 떠나지 않고 다른 SKU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전 7단계: SKU 슬림화 실행 로드맵
- 1단계(데이터 정리): 최근 6~12개월 SKU별 매출, 마진(또는 원가), 판매수량, 반품률, 재고회전, 리드타임, 폐기/손실을 뽑습니다.
- 2단계(ABC/기여도 분류): 매출 기준 ABC만 하지 말고, 이익 기준 ABC도 같이 만듭니다.
- 3단계(레드플래그 규칙 설정): 아래 표의 “삭제/축소 후보” 조건을 만족하는 SKU를 후보군으로 묶습니다.
- 4단계(현장 검증): 영업/생산/물류/CS 담당에게 “이 SKU가 실제로 문제를 만드는 지점”을 듣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현장 얘기를 들으면 숫자가 더 또렷해집니다.
- 5단계(고객 충격 테스트): 대체 SKU 제안, 세트 구성 변경, 최소수량(MOQ) 조정, 가격 재설계로 ‘이탈’을 막을 장치를 만듭니다.
- 6단계(단계적 종료): 즉시 단종이 아니라 신규생산 중단→재고 소진→채널 공지→완전 종료 순서로 갑니다.
- 7단계(재정렬): SKU를 줄였으면, 그 자리(물류·생산·마케팅 예산)를 상위 공헌 SKU에 재투자합니다.
| 구분 | 대표 지표 | 판단 기준(예시) | 권장 조치 |
|---|---|---|---|
| 유지(핵심) | 공헌이익, 재고회전 | 이익 상위군, 회전 안정, 반품/CS 낮음 | 재고정책 강화, 채널 확대, 리오더 자동화 |
| 개선(살릴 것) | 마진, 비용대응 | 매출은 되나 마진 낮거나 운영비용 과다 | 가격/원가 재설계, 포장/규격 통합, MOQ 조정 |
| 축소(정리 후보) | 저회전, 재고일수, 반품률 | 저회전+대체 가능+운영 리스크 높음 | 신규발주 중단, 세트 전환, 시즌 한정으로 전환 |
| 삭제(단종) | 공헌이익 음수, 반복 클레임 | 이익 기여 낮고 비용/클레임이 반복 | 단계적 단종, 재고 소진 플랜, 고객 대체 제안 |
슬림화의 성과는 이렇게 측정합니다
SKU를 줄였는데도 “괜히 줄였나?”라는 불안이 생기는 이유는 성과 지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래 3개를 최소 KPI로 둡니다.
- 재고회전율(Inventory Turns): 회전이 올라가면 자금이 풀립니다.
- GMROII(재고투자수익률): 재고 1원당 총이익이 얼마나 나오는지 보는 지표입니다.
- 품절률/납기준수율: SKU를 줄이면 오히려 품절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집중이 생기니까요).
“SKU를 줄이면 고객이 떠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관리되는 선택지’가 오히려 고객을 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가 바로 써먹는 SKU 슬림화 체크리스트
- SKU별 매출/마진/반품/재고일수를 6~12개월 기준으로 한 번에 볼 수 있습니까?
- 매출 ABC와 별개로 이익 ABC를 만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 “삭제 후보”는 매출이 아니라 공헌이익+비용대응+대체가능으로 뽑고 있습니까?
- 단종은 ‘즉시 삭제’가 아니라 단계적 종료 프로세스로 운영하고 있습니까?
- SKU를 줄인 뒤, 남은 SKU에 물류/마케팅/생산 역량을 재배치하는 계획이 있습니까?
돌이켜보면, SKU 슬림화는 숫자보다 마음이 먼저 흔들리는 작업입니다. “내가 열심히 늘려온 걸 줄인다”는 감정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번만 제대로 해보시면, 회의실 공기가 달라집니다. 발주가 단순해지고, 창고가 가벼워지고, 무엇보다 대표의 머리가 맑아집니다. 그 여백이 결국 수익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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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요약·재해석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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