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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운영관리·시스템화

리스크 매트릭스 작성 가이드|우선순위를 정하는 5×5 실무법

리스크 매트릭스(위험도 매트릭스)는 ‘멋진 표’가 아닙니다. 대표님이 어떤 위험을 먼저 잡아야 하는지, 어떤 일에 사람과 돈을 써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도구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게 한 번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회의가 달라집니다.

몇 달 전, 인천 쪽 공장 사무실에서 오후 4시쯤 미팅을 했습니다. 현장팀장님이 “요즘 문제요? 다 문제죠”라고 웃으셨는데, 그 말이 더 무겁게 들리더군요. 이럴 때 리스크를 ‘전부’ 나열하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그래서 매트릭스를 꺼내게 됩니다.

 

리스크 매트릭스가 필요한 순간

실무에서 리스크 매트릭스가 특히 힘을 발휘하는 상황은 꽤 명확합니다. 일정이 밀리고, 비용이 새고, 고객 클레임이 늘고, 직원들이 “이건 왜 안 해요?” “저건 왜 해요?”를 반복할 때요. 그때는 논리보다 기준이 필요합니다.

리스크 매트릭스의 목적은 ‘맞는 답’이 아니라 ‘같은 기준’입니다.

매트릭스가 실패하는 흔한 이유

대부분은 기준이 너무 추상적이거나, 점수만 있고 ‘행동’이 없습니다. 빨간 칸이 많아도 아무도 책임을 안 지면, 결국 장식이 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이게 한 번 장식이 되면, 다음에는 아예 안 하게 됩니다.

“리스크 매트릭스는 작성하는 순간보다, 작성 후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더 위험합니다.”
 

작성 전 준비: 범위와 정의부터 잡습니다

매트릭스를 만들기 전에 먼저 정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범위입니다. 전사(전체)로 할지, 프로젝트 단위로 할지, 특정 프로세스(구매/생산/납품/회계) 단위로 할지요. 범위가 흔들리면 리스크가 섞이고 비교가 안 됩니다.

  • 이번 매트릭스의 범위는 전사/사업부/프로젝트/프로세스 중 어디인지
  • 평가 기간은 분기/반기/연간 중 무엇인지
  • 리스크 정의는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사건·상태”로 통일할지
  • 리스크를 기록할 최소 단위(한 문장 규칙)를 정했는지
범위 1개 + 기간 1개 + 리스크 문장 규칙 1개만 정해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리스크 매트릭스의 뼈대: 발생가능성×영향도

가장 많이 쓰는 형태는 5×5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너무 촘촘하면 현장이 못 쓰고, 너무 거칠면 차이가 안 보입니다. 3×3은 빠르지만 우선순위가 뭉개지고, 4×4는 설명이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업종과 규모에 따라 조정됩니다.)

5단계 기준 예시(현장 친화형)

등급 발생가능성(Probability) 기준 예시 영향도(Impact) 기준 예시 메모(현장 관점)
1 거의 없음(연 1회 이하) 업무 지연 거의 없음, 비용 영향 미미 관찰만 해도 되는 수준
2 드물게(반기 1회 수준) 반나절~1일 지연, 소액 비용 발생 담당자 체크리스트로 관리
3 가끔(분기 1회 수준) 1~3일 지연, 고객 불만 발생 가능 프로세스 개선 후보
4 자주(월 1회 이상) 매출/납기 영향, 재작업·폐기 발생 경영진 보고 대상이 되기 쉬움
5 매우 자주(주 1회 이상) 계약/법적 분쟁, 큰 손실·중단 가능 즉시 조치가 필요
5×5 리스크 매트릭스용 기준 예시 — 업종 특성에 맞게 ‘숫자 기준’을 반드시 보정합니다
 

점수화와 색 구간: 우선순위를 ‘행동’으로 바꿉니다

일반적으로 점수는 발생가능성×영향도(1~25)로 계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색깔이 아니라, 색깔마다 무엇을 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겁니다.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빨강이면 뭐 하지?”가 바로 안 나오면, 매트릭스는 곧 멈춥니다.

색 구간은 ‘평가’가 아니라 ‘결정 규칙’입니다. 규칙이 있어야 회의가 끝납니다.
구간(예시) 점수 범위 기본 대응 원칙 결재/보고 기준(권장)
Red(즉시) 16~25 즉시 완화(감소) 계획 수립 + 주간 추적 대표/임원 보고, 담당자 지정
Amber(계획) 9~15 30일 내 개선안 확정 + 월간 추적 부서장 결재, 일정/예산 반영
Green(유지) 1~8 현행 유지 + 분기 점검 현장 체크리스트로 관리
색 구간별 운영 규칙 예시 — 회사 규모에 맞게 ‘보고 라인’을 간단히 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작성 순서: 6단계로 끝냅니다

리스크 매트릭스는 방법만 알면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 순서를 지켜야 쓸모가 생깁니다. 아래 6단계를 그대로 따라가시면 됩니다.

  • 1) 목표/범위/기간 확정(전사·프로세스·프로젝트 중 1개)
  • 2) 리스크 후보 수집(현장/회계/고객/품질/법무 관점으로)
  • 3) 리스크 문장 정리(“무엇이 발생하면 어떤 손실이 난다” 형태)
  • 4) 발생가능성·영향도 기준 합의(숫자·시간·금액으로)
  • 5) 점수화 후 상위 5~10개 선별(집중 대상)
  • 6) 상위 리스크별 대응계획(담당·기한·예산·지표) 연결
 

리스크 매트릭스 체크리스트 표

점검 항목 통과 기준 자주 생기는 실패 현장 처방
리스크 정의가 통일되어 있는가 한 문장 규칙으로 정리됨 불만/문제/원인/해결이 섞임 “사건→손실” 문장으로 재작성
기준이 수치로 잡혀 있는가 시간·금액·빈도 기준 있음 “높음/낮음” 주관만 존재 연/분기/월 빈도 + 금액 범위로 고정
색 구간별 행동이 정의됐는가 즉시/계획/유지 규칙 명확 빨강만 많고 아무도 안 움직임 보고 라인과 담당자 지정부터
상위 리스크가 KPI와 연결됐는가 지표 1개 이상 연결 문서로 끝남 주간/월간 회의 의제로 고정
리스크 매트릭스가 “문서”가 아니라 “운영 도구”로 남는지 확인하는 체크리스트
 

마무리: 매트릭스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리스크 매트릭스는 ‘정답표’가 아니라, 회사가 커지면서 생기는 복잡함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처음엔 어색합니다. 점수도 튀고, 의견도 갈립니다. 그런데 그 과정 자체가 가치가 있습니다. 기준이 생기고, 합의가 생기고, 책임이 명확해지거든요.

저는 현장에서 “우리가 뭘 먼저 해야 하는지 이제 알겠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작은 회사일수록 한 번의 정리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오늘은 상위 5개만 뽑아도 충분합니다. 진짜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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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SO: ISO 31000 Risk management(원칙과 프레임워크 개요)
  • COSO: Enterprise Risk Management(ERM) 프레임워크 개요
  • NIST: Risk Management Framework(RMF) 및 가이드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