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고는 참 묘합니다. 많이 쌓아두면 돈이 묶이고, 적게 두면 품절로 기회가 날아갑니다. 현장에서는 보통 “발주를 더 자주 하면 되지 않나요?”라고 묻는데, 그런데 이상한 건… 자주 발주해도 과잉재고가 생기는 업장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작년 겨울, 평일 오전에 인천 쪽 소형 유통업체 창고를 방문했던 날이 있습니다. 바닥에는 박스가 층층이 쌓여 있었고, 창고 담당자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다음 주에 나갈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다음 주가 아니라, 다음 달이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로테이션 주기 최적화가 ‘재고 줄이기’보다 먼저인 이유
재고·발주 로테이션 주기 최적화는 재고를 무조건 줄이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핵심은 필요한 만큼, 필요한 타이밍에,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재고가 돌게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대표님들이 재고를 “창고에 있는 물건”으로만 보시는데, 실제로는 현금과 위험의 덩어리에 가깝습니다. 보관비, 폐기·유통기한, 훼손, 분실, 그리고 ‘이 물건을 사느라 다른 곳에 투자 못한 돈’까지요. 재고가 늘어날수록 손익계산서보다 먼저 숨이 막힙니다. 그 기분을 아시는 분들은 딱 아십니다.
현장에서 자주 터지는 3가지 문제와 원인
① 발주 타이밍이 감(感)에 의존하는 경우
매출이 오르거나 바빠지면 불안해서 더 사두고, 한가해지면 발주를 멈춥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수요”가 아니라 “기분”을 기준으로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잘 팔리는 품목은 품절이 나고, 애매한 품목은 창고에 남습니다.
② 리드타임(납기)이 고려되지 않는 경우
발주 후 입고까지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같은 발주 주기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특히 계절성, 단가 변동, 택배 지연, 생산 지연이 있는 업종은 리드타임 변동폭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③ SKU(품목)가 늘었는데 운영 방식은 그대로인 경우
품목이 늘어나면 관리 난이도는 ‘조금’이 아니라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런데도 발주 주기와 기준을 예전 그대로 두면, 담당자의 기억력에 조직이 매달리게 됩니다. 이건 오래 못 갑니다.
로테이션 주기 산정의 기본 공식(실무형)
처음부터 복잡한 수식은 필요 없습니다. 아래 4가지만 잡아도 발주 주기의 뼈대가 만들어집니다.
| 요소 | 의미 | 현장 체크 포인트 |
|---|---|---|
| 일평균 판매량 | 하루에 평균 몇 개가 나가는지 | 최근 4~8주 평균으로 잡기 |
| 리드타임 | 발주 후 입고까지 걸리는 기간 | 최소/평균/최대 3개 값으로 기록 |
| 안전재고 | 지연·변동에 대비한 버퍼 | 최대 리드타임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
| 발주 주기 | 몇 일마다 발주할지 | 운영 리소스(인력/배송/창고)와 맞추기 |
ABCD 분류로 ‘같은 주기’에서 벗어나는 방법
모든 품목을 같은 발주 주기로 돌리면 관리가 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용이 커집니다. 자주 나가는 것과 거의 안 나가는 것을 같은 주기로 관리하는 순간, 재고는 반드시 새기 시작합니다.
| 분류 | 기준(예시) | 추천 로테이션 방향 |
|---|---|---|
| A | 매출/출고 상위 핵심 품목 | 짧은 주기(자주 확인), 품절 우선 방지 |
| B | 꾸준하지만 변동 있는 품목 | 중간 주기, 리드타임 변동 반영 |
| C | 가끔 나가는 보조 품목 | 긴 주기, 최소수량 기준 중심 |
| D | 거의 안 나가거나 대체 가능한 품목 | 주기 발주보다 ‘주문 발생 시 발주’ 검토 |
최적화는 ‘정답 찾기’가 아니라 ‘조정 가능한 구조 만들기’
로테이션 주기를 한 번에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장에서 “2주만 시험해봅시다”라고 먼저 말합니다. 그 2주 동안 보는 것은 딱 3가지입니다. 품절 횟수, 과잉재고 증가, 발주/입고 스트레스. 돌이켜보면 그게 가장 현실적이었습니다. 숫자만 보는 순간, 사람은 버팁니다. 다만… 스트레스가 쌓이면 다시 무너집니다.
대표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점검 체크리스트
- 상위 20% 품목(A군)을 따로 분리해 발주 주기를 짧게 운영하고 있는가
- 리드타임을 최소/평균/최대로 기록하고, 최대값을 안전재고에 반영하는가
- 발주 주기가 “매주 월요일”처럼 운영 리듬과 연결되어 있는가
- 재고 실사(실물) 기준과 장부 기준의 차이를 월 1회라도 확인하는가
- 느리게 도는 품목(C/D군)은 ‘주기 발주’ 대신 ‘요청 시 발주’로 전환 가능한가
재고와 발주는 대표님의 성격과도 닮아 있습니다. 불안이 크면 재고가 늘고, 자신감이 과하면 품절이 납니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건 결국 숫자와 리듬입니다. 창고를 한 번 정리했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구조가 잡히면, 매출이 오르든 내리든 버텨낼 힘이 생깁니다. 그게 참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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