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오후 4시쯤이었습니다. 컨설팅 중인 한 매장에서 POS를 열어놓고 “최근 30일 재방문 고객이 몇 명이죠?”라고 물었는데, 직원이 잠깐 멈추더니 “재방문이요? 그걸 따로 보나요?”라고 되묻더군요. 그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매장은 열심히 돌아가는데, 다시 오는 이유는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상태였던 겁니다.
재방문율은 감이 아니라 구조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구조의 핵심은 CRM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CRM은 거창한 시스템이 아니라, ‘언제,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어떤 제안’을 보낼지를 정해두는 시나리오입니다.
재방문율이 안 오르는 매장의 공통 패턴
재방문이 낮은 매장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규 유입에 집중하느라 ‘다음 행동’을 놓칩니다. 첫 구매 후 고객이 매장을 떠나도, 아무도 말을 걸지 않습니다. 그러다 2주쯤 지나면 고객은 다른 곳을 가고, 우리는 다시 광고비를 태웁니다. 이 루프가 반복되면 매출은 느리게 오르고, 비용은 빨리 오릅니다.
재방문율 20%는 “한 번 더 오게 만드는 확률 게임”입니다
재방문율은 크게 세 갈래로 결정됩니다. (1) 재방문 이유가 뚜렷한가, (2) 떠올리게 만드는 접점이 있는가, (3) 재방문이 쉬운 동선이 있는가.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쿠폰을 뿌려도 효과가 짧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세 가지를 다 갖추면 쿠폰 없이도 재방문이 늘기도 합니다.
CRM 시나리오 설계의 뼈대: 0~60일 고객 여정
저는 CRM 시나리오를 만들 때, 무조건 “시간”부터 자릅니다. 고객 마음은 구매 직후, 3일 뒤, 7일 뒤, 14일 뒤가 다릅니다. 그리고 30일을 넘기면 기억이 흐려집니다. 그래서 0~60일을 한 세트로 보고, 접점을 배치합니다.
| 시점 | 고객 상태 | 보내야 할 메시지 목적 | 추천 채널 |
|---|---|---|---|
| D0 (당일) | 만족/불만이 가장 생생함 | 감사 + 재방문 이유 씨앗 심기 | 알림톡/문자 |
| D3 | 기억은 남아있고 행동은 안 함 | 사용 팁/관리법 + 작은 도움 | 알림톡/문자 |
| D7 | 경쟁 매장에 흔들리기 시작 | 재방문 트리거(추천 메뉴/세트/예약) | 알림톡/문자 |
| D14 | 재방문 분기점 | 명확한 제안(한정 혜택/우선권) | 알림톡/문자 + 직원 멘트 |
| D30 | 떠날 가능성이 커짐 | 휴면 방지(관심사 기반 제안) | 문자/전화(고객가치 상위) |
| D60 | 사실상 이탈 | 리마인드 + 재유입(설문/사과/재초대) | 문자/전화 |
실전 CRM 시나리오 3종: 업종 상관없이 바로 쓰는 구조
현장에서 가장 잘 먹히는 시나리오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고객을 한 덩어리로 보지 않고, 최소 3그룹으로 나눠야 합니다. 저는 보통 첫 구매 고객 / 재구매 고객 / 고가치(상위 20%)로 나눕니다.
시나리오 A: 첫 구매 고객 “다음 방문의 이유 만들기”
- D0: 감사 + “다음엔 어떤 상황에 오시면 좋은지” 한 문장 제안
- D3: 사용/관리 팁 1개 + “불편하셨던 점 있으면 답장 주세요”
- D7: 추천 조합/세트 1개 + “이번 주에 가장 많이 나간 메뉴(상품)” 제안
- D14: 72시간 한정 혜택 또는 “예약/우선권” 형태의 제안
현장 멘트(직원용): “다음에 오실 때는 오늘 드신 것보다 덜/더 매운 버전으로 맞춰드릴까요?” 이런 문장 하나가 고객의 ‘다음 이유’를 만들어줍니다. 돌이켜보면 이건 마케팅이 아니라 기억을 만드는 기술이었습니다.
시나리오 B: 재구매 고객 “습관화 + 추천 유도”
- D0: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 방문 추천 타이밍 제안
- D10~D20: 방문 패턴에 맞춰 리마인드(예: 점심/주말/급여일)
- 3회차 방문 시: 추천 유도(동반 1인 혜택, 세트 업그레이드)
여기서 포인트는 “친구 데려오세요”가 아니라, 고객이 말하기 쉬운 이유를 주는 겁니다. 예를 들면 “신메뉴 같이 평가해 주세요”처럼요. 사람은 할인보다 ‘역할’을 받으면 움직이기도 합니다. 이상하게도요.
시나리오 C: 휴면·이탈 위험 고객 “복귀 장벽 낮추기”
- D30: “요즘 어떠세요”형 안부 + 선택형 질문 1개(예: 맵기/양/시간)
- D45: 관심사 기반 제안(이전 구매 기반 추천) + 짧은 혜택
- D60: 사과/개선 포인트 공유 + 재초대(설문/상담/예약)
이탈 고객에게는 과한 메시지가 독입니다. “왜 안 오세요?”는 방어를 부릅니다. 대신 “그때 말씀하신 것 반영해서 이렇게 바꿨습니다”가 강합니다. 그 순간 고객은 ‘내가 영향력을 준 곳’으로 다시 들어옵니다.
메시지 스크립트 6개: 그대로 복사해도 무리 없는 톤
CRM은 문구가 어색하면 바로 차단당합니다. 저는 문장을 쓸 때 딱 두 가지를 지킵니다. (1) 짧게, (2) 답장할 여지를 남기기. 아래 스크립트는 업종을 크게 타지 않는 기본형입니다.
| 타이밍 | 문구(예시) | 의도 |
|---|---|---|
| D0 | 오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엔 ○○ 상황(점심/퇴근/주말)에 오시면 더 편하실 거예요. | 다음 방문 이유 |
| D3 | 혹시 사용/이용하시면서 불편한 점 있으셨나요? 답장 주시면 바로 반영하겠습니다. | 불만 조기 수습 |
| D7 | 이번 주에 많이 찾으신 조합이 ○○입니다. 다음에 오시면 취향 맞춰 추천드릴게요. | 추천 트리거 |
| D14 | 이번 주말까지 한 번 더 오시면 ○○ 혜택을 드립니다. 오실 시간만 답장 주셔도 예약해두겠습니다. | 행동 유도 |
| D30 | 요즘은 어떤 스타일이 더 끌리세요? ①가볍게 ②든든하게 중 하나만 답장 주세요. | 세그먼트 확보 |
| D60 | 지난달에 말씀 주신 부분을 정리해서 개선했습니다. 혹시 다시 한 번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복귀 장벽 낮추기 |
KPI 3개만 잡고 4주만 돌려보면 결과가 보입니다
재방문율 20%는 큰 숫자처럼 보이지만, 관리 지표는 많을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CRM 실행을 시작할 때 KPI 3개만 잡습니다. 나머지는 나중에 늘립니다. 처음부터 복잡하게 만들면 운영이 무너집니다.
- 14일 재방문율: 첫 구매 고객이 14일 안에 다시 온 비율
- 메시지 반응률: 클릭/답장/상담 연결 비율(채널별로)
- 재방문 고객 객단가: 재방문이 매출로 연결되는지 확인
여기까지 설계해놓고 4주만 돌리면, 재미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떤 메시지는 반응이 없고, 어떤 문구는 이상하게 답장이 옵니다. 그때 잠시 멈춰서 “왜 이 문장에 고객이 움직였지?”를 보면, 그게 다음 달 매출의 실마리가 됩니다.
실행 체크리스트: 오늘 바로 세팅할 10가지
- 고객 데이터를 최소 3그룹(첫구매/재구매/상위고객)으로 나눕니다.
- D0, D3, D7, D14, D30, D60 메시지 발송 기준을 정합니다.
- 채널을 1개로 시작합니다(문자 또는 알림톡 중 하나).
- 응답 담당자와 응답 SLA(예: 2시간 이내)를 정합니다.
- 혜택은 “할인”만 쓰지 말고 “우선권/예약/맞춤”을 섞습니다.
- 직원 멘트 1줄을 정해 매장/현장에서 반복합니다.
- 쿠폰은 ‘기간’과 ‘조건’을 단순하게 유지합니다.
- 휴면 고객 메시지는 월 2회 이하로 제한합니다.
- 주 1회 KPI 3개만 보고 문구를 1개만 수정합니다.
- 한 달 후, 반응이 좋았던 시나리오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립니다.
재방문은 결국 “고객이 다시 오고 싶어진 순간”을 놓치지 않는 일입니다. 그 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고객이 만족한 당일, 살짝 고민하는 7일차, 잊어버리는 30일차. 이 구간에 말 한마디를 걸 수 있느냐가 승부입니다.
재방문율 개선을 목표로 CRM 시나리오를 업종과 매장 상황에 맞춰 설계하고 싶다면 한국경영컨설팅으로 문의하셔도 좋습니다.
'2. 마케팅·브랜딩 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 Switch 시장 관점 리뷰|고객 전환이 일어나는 3가지 조건 (0) | 2026.01.25 |
|---|---|
| 단골 등급제 설계 방법: 혜택은 줄이고 재방문은 늘리는 구조 (2) | 2026.01.21 |
| 첫 고객을 만드는 오퍼 5종 세트: 결정하기 쉬운 제안의 구조 (1) | 2026.01.16 |
| 캠페인 ROI 계산 시 흔한 오류 7가지, 매출 착시 걷어내기 (0) | 2026.01.14 |
| 채널 믹스 최적화 프레임으로 본 온·오프라인 전략의 기준 (0) | 2026.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