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서는 “좋을 때” 쓰는 문서가 아닙니다. 일이 틀어졌을 때, 누가 무엇을 얼마나 책임지는지 딱 잘라 말해주는 분쟁 대응 매뉴얼입니다.
며칠 전 오후, 작은 제작사 대표님과 회의실에서 계약서를 함께 펼쳤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납기가 이미 미뤄졌고, 상대는 “곧 된다”는 말만 반복하더군요. 대표님이 한참을 보다가 조용히 묻습니다. “해지는… 제가 할 수 있는 거죠?”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계약서에 ‘해지’라는 단어는 있는데, 조건이 현실과 안 맞게 써 있었거든요.
1) 위약(위약금) 조항: “강한 문장”보다 “감액 리스크”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많은 대표님들이 위약 조항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게 써야 상대가 못 어기지.” 그런데 이상한 건… 너무 센 위약금은 실제 분쟁에서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손해배상 예정액(통상 ‘위약금’으로 표기)이 부당히 과다하면 감액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 취지가 바로 그 방향입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0]{index=0}
1-1. “위약금”을 쓸 때 같이 써야 하는 문장
실무에서는 위약 조항을 ‘벌’처럼 쓰기보다, 손해 산정의 기준으로 설계하는 게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 같은 구조가 분쟁에서 더 버팁니다.
특히 ‘추가 손해 청구 가능’은 업종·거래 형태에 따라 득실이 갈립니다. 제조·납품처럼 연쇄손해(2차 피해)가 생기기 쉬운 계약은 더 신중해야 합니다.
2) 해지(해제) 조항: “해지권”보다 중요한 건 ‘절차’와 ‘기한’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사고는 이겁니다. 계약서에 해지 조항은 있는데, 막상 실행하려고 하면 통지 방식, 유예기간, 시정요구 같은 디테일이 비어 있어서 상대가 “절차가 틀렸다”고 버티는 상황입니다. 해제(해지)의 통고 같은 기본 틀을 민법에서도 다루고 있고, 실무에서는 이를 계약서로 더 구체화해야 분쟁이 줄어듭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1]{index=1}
경고: 해지 조항은 “할 수 있다”로 끝내면 안 됩니다. “언제, 어떻게, 며칠 안에, 어떤 증거로”까지 적어야 실제로 작동합니다.
2-1. 해지 조항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5가지
- 해지 사유: 납기 지연, 검수 불합격, 대금 미지급, 기밀유출, 재위탁 금지 위반 등 구체화
- 시정요구(치유기간): “서면 통지 후 ○영업일 내 미시정 시 해지”처럼 숫자로 고정
- 통지 수단: 이메일만 허용할지, 내용증명/전자서명/공문 등 증빙 가능한 방식 지정
- 해지 시 정산: 기성·검수·반품·자료인계·지식재산 반환 범위
- 원상회복/손해 처리: 해지 후 반환·삭제·파기·인수인계 책임의 주체를 명확화
3) 지연손해금 조항: 숫자 하나가 협상력을 바꿉니다
지연손해금은 말 그대로 “늦어서 생기는 손해”를 돈으로 정리하는 장치입니다. 가장 흔한 형태는 대금 미지급 또는 납품 지연에 대한 지연이자(연 ○%)입니다.
여기서 대표님들이 많이 놓치는 포인트가 2개 있습니다. 첫째, 법정이율이 기본값이지만 계약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 둘째, 너무 높은 이율은 분쟁에서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민법상 법정이율(기본 이율) 규정이 있고, 상행위(상사)에는 별도의 법정이율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2]{index=2}
또 소송으로 가면 ‘판결 선고 후’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이율이 적용되는 구조가 문제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계약 단계에서 이 흐름을 알고 있으면, 협상에서 감정이 아니라 숫자로 말하게 됩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3]{index=3}
| 항목 | 조항의 목적 | 계약서에 꼭 넣을 문장(요지) | 자주 나는 분쟁 포인트 |
|---|---|---|---|
| 위약(위약금) | 손해 산정의 기준을 고정 | “손해배상 예정액이며, 부당 과다 시 감액 가능성 고려해 합리적 산정” | 과다 설정 → 감액 주장/공정성 논쟁 :contentReference[oaicite:4]{index=4} |
| 해지(해제) | 관계를 종료하고 리스크를 정산 | “서면 통지 + 시정요구 기간 + 미시정 시 해지 + 정산·인계” | 통지 방식/치유기간/정산 범위가 애매함 :contentReference[oaicite:5]{index=5} |
| 지연손해금 | 지연 비용을 숫자로 관리 | “지연기간 동안 연 ○% 적용, 산정 기준일·기준금액 명시” | 이율 과다·산정 기준 불명·민사/상사 구분 혼선 :contentReference[oaicite:6]{index=6} |
4) 대표가 바로 적용하는 ‘표준 문장’ 체크리스트
계약서를 새로 쓰지 않아도, 아래 체크리스트만 추가·수정해도 분쟁의 온도가 확 내려갑니다. 돌이켜보면 그날 회의실에서도, 결국 이 체크리스트를 기준으로 문장을 갈아끼우는 순간부터 협상이 “감정”에서 “조건”으로 바뀌었습니다.
- 위약금은 “벌”이 아니라 “손해배상 예정”으로 정의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7]{index=7}
- 해지 사유가 문장 하나로 뭉뚱그려져 있지 않고, 실제 상황(납기·검수·대금·보안)에 맞게 분리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해지 통지 방식(이메일/공문/내용증명/전자서명)과 ‘도달’ 기준이 정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8]{index=8}
- 지연손해금의 기준(원금/미지급 잔금/검수 합격 금액)과 기산일(지급기일 다음날 등)이 명확한지 확인합니다.
- 이율을 높게 쓰기 전에, 이자제한 등 강행 규정과 공정성 리스크를 같이 점검합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9]{index=9}
마무리: 계약서의 ‘강함’은 문장 톤이 아니라, 실행 가능성에서 나옵니다
계약서 검토를 하다 보면,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이것입니다. “이 문장이 실제로 작동하냐”는 질문입니다. 위약금이 과하면 감액 논쟁으로 흐르고, 해지 절차가 비면 통지 싸움으로 번지고, 지연손해금이 애매하면 계산부터 서로 달라집니다. 그런 소모전은 대표의 시간을 가장 비싸게 태웁니다.
저는 계약서를 볼 때, 상대를 이기기 위한 문장보다 내 사업을 지키는 문장을 먼저 찾습니다. 그게 쌓이면, 거래처도 이상하게 더 깔끔해지더군요. 이제 계약서가 “불안”이 아니라 “운영도구”가 되기 시작합니다.
표준계약서 점검이나 거래 구조에 맞춘 조항 정리가 필요하다면 한국경영컨설팅으로 문의하세요.
출처
- 민법 제379조(법정이율) — 국가법령정보센터 :contentReference[oaicite:10]{index=10}
- 상법 제54조(상사법정이율) — 국가법령정보센터 :contentReference[oaicite:11]{index=11}
-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법정이율) — 국가법령정보센터 :contentReference[oaicite:12]{index=12}
- 민법 제398조 관련 판례(손해배상 예정액 감액) — 국가법령정보센터 :contentReference[oaicite:13]{index=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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