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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영 전략·리더십

No Rules Rules 책 리뷰, 넷플릭스 문화에서 진짜 가져올 것과 버릴 것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장면은 한국의 평범한 회의실이었습니다. 결재 라인은 길고, 규정은 두껍고, 눈치는 묵직한데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은 느리게 흘러가는 모습 말입니다. 그런 이미지 위에 넷플릭스의 “규칙이 없는 회사”라는 문장이 겹쳐지니, 솔직히 조금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게 한국에서 가능할까?”라는 회의와 “그래도 한 번쯤은 상상해볼 만하다”는 호기심이 동시에 올라왔습니다.

 

No Rules Rules, 넷플릭스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자유’가 아니다

No Rules Rules는 겉으로 보면 “규칙을 없애라”, “휴가 무제한”, “결재 없이 의사결정” 같은 자극적인 키워드로 기억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전혀 다른 문장이 남습니다. “사람을 바꾸지 않으면 자유는 독이 된다.” 이게 제가 이 책에서 뽑은 핵심이었습니다.

규칙을 없애는 것이 시작이 아니라, 규칙이 없어도 버틸 수 있는 사람·문화·신뢰를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의 문화 코드는 한 줄로 요약하면 “극단적 자율 + 극단적 성과주의 + 극단적 솔직함”에 가깝습니다. 이 세 가지 축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책에 나오는 많은 제도와 사례는 그저 위험한 실험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 문화의 세 축: 인재 밀도, 솔직한 피드백, 규칙보다 컨텍스트

1) 인재 밀도에 집착한다: 평균 인재와는 함께 가지 않는다

책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메시지는 “좋은 사람 몇 명보다 뛰어난 사람 밀도가 높은 조직이 더 강하다”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평균적인 성과를 내는 직원에게도 솔직하게 말합니다. “충분히 좋지만, 최고는 아니기에 보내야 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잠시 멈칫했습니다. 한국식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대목입니다.

“우리는 패밀리가 아니라 팀이다.”라는 관점이 선명할수록, 리더는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결정을 더 빨리 하게 됩니다.

인재 밀도에 집착한다는 것은 단순히 연봉을 많이 준다는 말이 아니라, “애매한 사람을 남겨두는 비용을 직시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중소기업이라도 이 관점은 그대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숫자와 자원이 제한된 조직일수록 ‘함께 가야 할 사람’의 기준이 더 분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 규칙보다 컨텍스트: “이렇게 해라”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공유

넷플릭스의 또 다른 축은 규칙이 아니라 컨텍스트(맥락)에 투자한다는 점입니다. 리더가 “이건 안 됩니다”, “보고 받고 하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떤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공유합니다. 그러면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규칙은 사람을 좁게 만들지만, 맥락은 사람을 크게 만듭니다. 결국 어느 쪽에 시간을 더 쓰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한국의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특히 중요한 메시지라고 느꼈습니다. 직원이 5명, 10명만 넘어가도 사장 혼자 모든 결정을 내리는 방식은 금방 한계가 오기 때문입니다. 규칙을 더 만드는 대신, “우리가 왜 이 사업을 하는지”, “우리 가게가 지키는 원칙은 무엇인지”를 자주 설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3) 피드백을 일상화한다: 솔직한 말이 살아 있는 조직

책에서는 상·하·동료 간 피드백을 숨기지 않고 주고받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옵니다. “이 결정은 이런 이유로 동의하기 어렵다”, “회의에서 이런 태도는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같은 말들이 공개적으로 오가는 문화입니다. 처음 읽으면 꽤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하나의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솔직해지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피드백이 공격이 아니라 투자에 가깝게 받아들여집니다. 물론 이 문화가 실제 현장에서 항상 아름답게 작동했을지는 별도의 질문이지만, 적어도 “좋은 게 좋은 것”에 머무르지 않으려는 태도만큼은 배울 만합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그대로 따라 하면 안 되는 것들

책을 읽다 보면 “우리 회사도 휴가 무제한 도입해볼까?”, “보고 라인 싹 없애볼까?” 같은 생각이 스치는데, 솔직히 말해 그대로 따라 하면 안 됩니다. 자칫하면 시스템과 인프라가 없는 상태에서 “멋있어 보이는 제도”만 덜컥 들여오는 꼴이 됩니다.

넷플릭스 사례 위험 포인트 현실적인 해석
휴가·경비 무제한 신뢰가 약한 조직에서는 남용·눈치·불신만 커질 수 있음 규정 완화 전에 ‘성과 기준’과 ‘신뢰 수준’을 먼저 점검해야 함
결재 없는 의사결정 지식·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의사결정의 질이 떨어짐 결재를 줄이는 대신 정보 공유 회의·대시보드를 먼저 만드는 것이 선행
극단적 인재 밀도 한국 노동시장·정서와의 충돌, 잦은 이탈과 불안감 야기 “핵심 포지션 인재 밀도”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성장 관점으로 설계
No Rules Rules를 도입할 때 그대로 따라 하면 안 되는 지점과 해석
이 책은 “넷플릭스 따라 하기 매뉴얼”이 아니라, “우리 조직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지”에 가깝습니다.
 

그럼 무엇을 가져오면 좋을까: 한국 중소기업용 핵심 인사이트 3가지

1) 인재 기준을 한 단계 올리고, 솔직하게 설명하기

현실적으로 모든 직원을 넷플릭스처럼 운영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핵심 포지션만큼은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합니다. “이 자리는 이런 수준의 사람과 함께 가겠다”는 기준이 서면, 채용·평가·보상이 모두 그 기준을 향해 정리됩니다.

  • 우리 회사의 ‘핵심 포지션’은 어디인지 3개만 지정해본다.
  • 그 자리에 필요한 역량·태도를 한 페이지로 정리해 직원에게 공유한다.
  • 기존 구성원에게도 “앞으로 이 기준을 향해 같이 가보자”고 솔직하게 설명한다.
 

2) 규칙 1개를 없애고, 그만큼 맥락 설명 시간을 늘리기

당장 모든 규정을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위험합니다. 다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실험은 있습니다. “쓸데없이 사람을 묶어놓던 규칙 1개를 없애고, 그만큼 리더가 방향과 맥락을 설명하는 시간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 직원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규칙·보고·양식을 익명으로 받아본다.
  • 그중 하나를 선택해 과감히 없애거나 절반으로 줄인다.
  • 그 대신 월 1회, 회사 방향과 우선순위를 공유하는 시간을 만든다.
 

3) 피드백의 온도를 조금만 더 올려보기

솔직한 피드백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작점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사장부터 “듣기 불편하지만 필요한 말”을 요청하고, 먼저 받는 것입니다. 회의 끝에 “오늘 제 진행에서 불편했던 점을 한 가지씩만 말해달라”고 요청해도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집니다.

  • 정기 회의마다 “이번 주에 내가 바꿔야 할 한 가지”를 팀에게 물어본다.
  • 피드백을 받았을 때 바로 변명하지 않고, 메모부터 한다.
  • 한 달에 한 번, 서로에게 고마웠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나누는 시간을 짧게 가져본다.
 

책을 덮고 난 뒤에 남는 질문

돌이켜보면 이 책은 “넷플릭스는 대단하다”라는 감탄보다, “우리 회사는 어디까지 솔직해질 수 있을까”, “나는 과연 규칙 대신 사람에게 걸 준비가 되어 있는가” 같은 질문을 더 오래 남겼습니다. 조직문화라는 것이 결국 리더가 감당할 수 있는 불안의 크기를 넘어가지 못한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모든 회사를 넷플릭스처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사장으로서 “우리 회사는 무엇을 없애고, 무엇을 강화할 것인지”는 한 번쯤 진지하게 정해야 합니다. 그 고민을 시작하는 데 No Rules Rules는 꽤 괜찮은 거울이 되어 줍니다.

자기 조직에 맞는 문화와 제도를 설계하고 싶으시다면, 책 속 개념을 한국 현실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리더십·조직문화 진단과 실행 계획이 궁금하시다면, 중소기업·소상공인 맞춤 컨설팅으로 함께 구조를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