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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영 전략·리더십

AI는 비서다? 경영자가 먼저 정리해야 할 선택 기준

며칠 전 고객 미팅을 하러 이동하던 길이었습니다. 앞에서 중년의 커플이 천천히 걸어가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AI는 비서야.”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귀에 남았습니다.

비서라는 표현, 맞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스쳤습니다. 문제는 비서의 능력이 아니라, 어떤 비서를 어디에 고용해야 하는지를 우리가 모른다는 점이었습니다. 능력은 출중한데, 채용 기준도 면접 질문도 없는 상태.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AI는 많아졌는데, 경영자의 선택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요즘 경영자분들을 만나면 비슷한 질문을 받습니다. “AI 써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시장에는 생성형 AI, 업무 자동화 AI, 분석 AI 등 수십 가지 도구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현장에서는 엑셀과 메신저, 메일이 여전히 주력입니다.

AI 도입의 실패 원인은 기술이 아니라, 선택 기준의 부재에서 시작됩니다.

이 지점에서 경영자의 역할이 분명해집니다. ‘최신 AI’를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조직에 필요한 비서를 정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이 기본 질문을 건너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비서형 AI를 고르기 전에 반드시 정리해야 할 질문

AI를 고르기 전, 저는 항상 한 장의 메모부터 권합니다. 그 메모에는 기능 이름도, 제품명도 없습니다. 대신 아주 현실적인 질문이 적혀 있습니다. 조금 투박해 보일 수도 있지만, 효과는 확실합니다.

① 지금 가장 자주 막히는 업무는 무엇입니까?

보고서 작성인지, 매출 데이터 정리인지, 직원 문의 대응인지부터 명확해야 합니다. AI는 만능이 아닙니다. 특정 업무에서는 놀랍도록 유능하지만, 다른 업무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② 사람이 계속 붙잡고 있는 시간은 어디입니까?

반복 입력, 요약, 정리처럼 ‘사람이 할 이유가 없는 일’이 핵심 후보입니다. 이 질문을 던질 때, 저는 종종 잠시 멈칫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거기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경영자가 따라야 할 AI 선택 4단계

AI 선택은 감각이 아니라 과정의 문제입니다. 현장에서 검증된 흐름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1. 업무 정의: 자동화·보조가 필요한 업무 1~2개만 선정
  2. 역할 규정: 비서형(정리·요약), 분석형(수치·패턴), 실행형(자동 처리) 중 선택
  3. 파일럿 테스트: 2주 내 실제 업무에 적용
  4. 잔존 업무 확인: 사람이 남아야 할 판단 영역 점검
AI는 도입보다 ‘제외’가 더 중요합니다. 쓰지 않을 일을 먼저 정리하십시오.
 

업무 유형별 AI 비서 매칭 표

업무 영역 적합한 AI 유형 주요 역할 주의할 점
보고·기획 생성형 AI(문서) 초안 작성, 요약 사실 검증은 필수
매출·재무 분석 AI 패턴 분석, 예측 데이터 정합성 점검
CS·응대 챗봇 AI 반복 문의 대응 예외 상황 분기 필요
운영·관리 자동화 AI(RPA) 반복 프로세스 처리 초기 세팅 시간 고려
업무 특성에 따라 AI 비서의 역할과 리스크는 달라집니다.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AI 도입 실패 사례

한 제조업 대표님은 최신 AI 툴을 도입했지만, 한 달 만에 중단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직원들이 안 씁니다.” 알고 보니 그 AI는 기획자용이었고, 현장 직원에게는 오히려 불편했습니다. 기술은 맞았지만, 사람은 맞지 않았던 셈입니다.

AI는 조직을 바꾸지 않습니다. 조직이 AI를 쓰게 만듭니다.
 

경영자를 위한 AI 선택 체크리스트

  • 해결하고 싶은 업무가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가
  • 사람이 반드시 해야 할 판단 영역이 구분되었는가
  • 2주 이내 테스트가 가능한가
  • 직원이 쓰기 쉬운가
  • 중단해도 리스크가 없는가
 

AI를 정리하다 보면, 결국 사람 이야기에 닿습니다. 어떤 일을 사람에게 남길 것인가, 어디까지를 비서에게 맡길 것인가. 그 기준이 서면 AI는 도구가 됩니다. 기준이 없으면, 부담이 됩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AI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늦었다고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무작정 고용하지는 마십시오. 비서를 뽑듯, 질문하고 검증하고 맞춰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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