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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영 전략·리더십

No Rules Rules 사장 관점 메모, 넷플릭스 문화에서 건진 세 가지 질문

어느 날 저녁, 사무실 불을 마지막으로 끄고 나오는데 가방 안에 꽂혀 있는 책 한 권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No Rules Rules.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 문화를 다룬 책입니다. 낮에는 여러 대표님들을 만나 “규정이 너무 많다”, “그래도 직원들은 책임을 안 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밤에는 이 책을 읽으니 묘한 충돌이 생기더군요. 이 책을 “멋진 실리콘밸리 이야기”가 아니라, 사장 입장에서의 메모로 다시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장이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

No Rules Rules를 읽다 보면 자유·무제한 휴가·결재 폐지 같은 단어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사장 입장에서 진짜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 회사는 규칙을 줄일 만큼 사람과 신뢰가 준비되어 있는가?” 정답은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경영 메모 몇 페이지는 채울 수 있습니다.

사장에게 가장 위험한 오독은 ‘자유’에 매료되어 ‘전제조건’을 빼먹는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규칙을 없애기 전에 인재 밀도, 성과 기준, 강한 피드백 문화를 먼저 깔았습니다. 우리는 어떤 순서로 가고 있는지, 또는 아예 순서 없이 그때그때 땜질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장 관점에서 다시 보는 세 가지 키워드

1) 인재 밀도: “이 사람과 3년 더 가고 싶은가?”

책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문장은 인재 밀도에 대한 집착입니다. 평균적인 사람 열 명보다, 뛰어난 사람 몇 명이 더 큰 가치를 만든다는 믿음이지요. 어느 카페에서 한 외식업 대표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대표님, 지금 직원들 중에 월급이 아까운 사람은 없으세요?”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조용히 한두 명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사장의 머릿속에서 이미 ‘의심 명단’에 오른 사람은, 회사에서도 어딘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사실 넷플릭스식 냉정함을 그대로 가져올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 사람과 3년을 더 투자해도 되겠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만으로도 인사 전략의 방향이 바뀝니다. 그냥 “오래 다닌 사람”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설계할 사람”만 남겨야 회사가 가벼워집니다.

 

2) 규칙보다 맥락: 보고 라인을 줄이는 대신 설명을 늘릴 수 있는가

중소기업 사장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규정을 풀면 현장이 엉망이 된다.” 이 말 속에는 한 가지 두려움이 숨어 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처럼 결재를 없애는 상상을 해보기 전에, 사장은 이런 질문을 먼저 해야 합니다.

  • 우리 회사의 수익 구조와 위험 요소를 직원에게 얼마나 공유하고 있는가.
  • 올해 돈이 남을지, 모자랄지 직원들이 대략이라도 알고 있는가.
  • 이번 분기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지, 모두 같은 답을 할 수 있는가.
규정을 줄이려면 먼저 정보를 늘려야 합니다. 설명이 없는 자유는 결국 사장에게 되돌아오는 리스크일 뿐입니다.
 

3) 보상의 철학: ‘최고 연봉’이 아니라 ‘최고 납득’을 목표로

책에서는 최고의 인재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주려는 철학이 강조됩니다. 사장 입장에서는 현실과 거리가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진이 얇은 업종에서는 꿈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을 이렇게 번역합니다. “최고 연봉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최고 수준의 납득은 줄 수 있는가.”

관점 넷플릭스식 표현 사장 관점 재해석
연봉 수준 업계 상위권 보상 시장 현실을 감안한 최대치, 대신 기준과 논리를 투명하게 공유
평균 인재 충분히 좋지만 보내야 할 대상 핵심 포지션과 지원 포지션을 구분하고, 핵심에는 과감히 투자
보상 철학 소년가장 아닌 ‘스타 플레이어’ 중심 “고생했으니”가 아니라 “성과를 냈으니”라는 문장을 버티는 용기
No Rules Rules의 보상 철학을 한국 중소기업 사장 관점에서 재해석한 메모
 

사장 노트: 이 책을 읽으며 메모한 네 가지 문장

1) “우리 회사는 팀인가, 가족인가”라는 질문

책에서는 조직을 가족이 아닌 스포츠 팀에 비유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비유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사장으로서 냉정하게 되묻게 됩니다. “내가 지금 가족처럼 대하면서, 실제로는 팀처럼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그 반대는 아닌가. 애매한 지점에서 가장 많이 상처받는 쪽은 언제나 구성원들입니다.

관계는 따뜻하게, 기준은 냉정하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지 못하면 결국 어느 한쪽이 기울어집니다.

돌이켜보면, 직원에게 미안해서 기준을 낮추었던 시기가 오히려 회사에 더 큰 부담을 남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조금 더 분명한 언어를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2) “불편한 피드백”을 견딜 수 있는가

No Rules Rules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누군가의 결정과 태도에 대해 매우 직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장면입니다. 사장 입장에서 이 부분을 읽을 때, 마음 한구석이 조금 뜨끔했습니다. 직원에게 솔직해지는 것도 어렵지만, 직원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듣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 마지막으로 직원에게 “대표로서 제가 고쳐야 할 점이 뭐냐”고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언제인지 떠올려본다.
  • 불편한 말을 들었을 때 바로 반박부터 하지 않았는지 돌아본다.
  • 적어도 한 가지는 실제 행동으로 바꿔서 보여줬는지 스스로 점검한다.

사실, 사장이 먼저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순간 조직의 공기 자체가 조금 달라집니다. 그 변화는 회의록에는 남지 않지만, 직원들의 표정에는 분명히 남습니다.

 

내 회사에 적용하는 실전 체크포인트

책 내용 전체를 따라가려 하기보다는, 사장 관점에서 몇 가지 질문만 남겨두면 충분합니다. 회의실 한쪽 칠판에 적어두고 한 달에 한 번씩 스스로 체크해보면 좋습니다.

  • 핵심 인재 3명의 이름을 적어봤을 때, 이들과 3년을 더 함께 가고 싶은지 솔직하게 답할 수 있는가.
  • 이번 분기 회사의 최우선 목표를 두 문장으로 설명하고, 직원들에게 이미 여러 번 말한 상태인가.
  • 지난 6개월 동안, 기준 미달 인력에 대해 “그래도 정이 들어서…”라는 이유로 결정을 미루지 않았는가.
  • 직원에게서 받은 불편한 피드백 한 가지를 실제 행동으로 바꾼 사례가 최소 1개는 있는가.
No Rules Rules는 사장에게 “규칙을 없애라”가 아니라, “당신은 무엇까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묻는 책에 가깝습니다.
 

책장을 덮고 난 뒤 남는 것은 화려한 제도가 아니라 사장의 결심입니다. 어떤 사람과,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식의 신뢰를 만들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곧 각자의 No Rules Rules를 쓰는 작업일지 모릅니다. 조직문화와 인재 전략을 함께 정리해보고 싶다면, 회사의 현재 체력과 리더의 스타일에 맞는 현실적인 접근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