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하면 대표님들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듣습니다. “어느 고객이 정말 중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제품이 잘 팔리는 건지, 그냥 오래 팔린 건지 헷갈립니다.”
몇 달 전, 오후 늦게 한 제조업 대표와 사무실에서 엑셀 파일을 같이 열어본 적이 있습니다. 행은 수백 줄인데, 숫자는 많고 판단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잠깐 멈칫했습니다. 데이터는 충분한데, 기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매출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분류 기준이 필요해집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데이터 분석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누구를,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은 분명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도구가 RFM 분석과 ABC 분석입니다.
둘 다 복잡한 통계가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매출·거래 데이터만으로 충분히 적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분석 자체보다, 분석 이후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느냐입니다.
RFM 분석으로 고객을 다시 바라보는 방법
RFM은 ‘최근성·빈도·금액’입니다
RFM은 세 가지 질문으로 요약됩니다. 최근에 구매했는가(Recency), 자주 구매하는가(Frequency), 많이 구매하는가(Monetary). 이 세 축을 점수화하면 고객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 구분 | 의미 | 실무 해석 |
|---|---|---|
| Recency | 최근 구매 시점 | 지금도 우리를 기억하는 고객인가 |
| Frequency | 구매 빈도 | 습관적으로 거래하는 고객인가 |
| Monetary | 누적 구매금액 | 매출 기여도가 높은가 |
돌이켜보면, 그날 대표님이 가장 놀란 지점은 ‘매출 상위 고객’이 아니라 ‘예전에는 잘 샀지만 요즘은 뜸한 고객’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ABC 분석으로 제품 구조를 단순화합니다
모든 제품이 같은 가치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ABC 분석은 파레토 법칙을 실무적으로 적용한 방식입니다. 매출 기여도 기준으로 제품을 A·B·C 그룹으로 나눕니다. 일반적으로 A는 상위 70~80%, B는 중간, C는 하위 매출군입니다.
| 등급 | 비중 기준 | 관리 포인트 |
|---|---|---|
| A | 상위 매출 70~80% | 집중 관리·공급 안정성 확보 |
| B | 중간 매출군 | 확장 가능성 검토 |
| C | 하위 매출군 | 정리 또는 전략 재검토 |
현장에서 보면 C군 제품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래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제품을 정리해도 매출은 거의 줄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RFM과 ABC를 함께 쓰면 행동이 보입니다
RFM과 ABC를 동시에 보면 판단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A등급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RFM 상위 고객, C등급 제품만 반복 구매하는 저가 고객, 이런 조합이 실제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 RFM 상위 고객에게 A제품 중심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가
- 이탈 징후 고객에게 별도의 재구매 신호를 보내고 있는가
- C제품이 운영 리소스를 과도하게 잡아먹고 있지는 않은가
데이터를 처음 이렇게 나눠본 대표님들은 공통적으로 같은 말을 합니다. “이제야 숫자가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을 여러 번 봐왔습니다. 저 역시 그럴 때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RFM·ABC 분석은 화려한 도구가 아닙니다. 다만, 그동안 감각으로 하던 판단을 구조로 바꿔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 구조가 쌓이면, 의사결정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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