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을 올릴지, 할인할지, 구성(용량·서비스)을 바꿀지. 대표가 매주 마주치는 선택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경쟁사가 내렸으니 우리도 내려야 하나요?” 같은 질문이 나오고, 회의실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집니다. 그 순간 잠시 멈칫합니다. 가격은 감정으로 결정하면 거의 항상 비용이 됩니다. 손익분기점(BEP)이 가격전략의 출발점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느 날 오후, 작은 제조업체 대표님과 공장 옆 사무실에서 원가표를 펼쳤습니다. 대표님이 “이 가격이면 남는다고 들었는데… 통장 잔고는 왜 이렇죠?”라고 묻더군요. 돌이켜보면 그날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숫자를 다시 쪼개는 순간, ‘남는 것처럼 보이던’ 가격이 사실은 고정비를 못 이기는 가격이었다는 게 드러났거든요.
손익분기점이란 결국 ‘고정비를 이기는 지점’입니다
손익분기점은 복잡한 회계 개념처럼 보이지만, 대표 입장에선 단순합니다. “이 정도는 팔아야 적자가 멈춘다”는 기준선입니다. 그리고 가격전략은 이 선을 기준으로 “얼마나 빨리 넘어갈지”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계산 준비: 고정비·변동비를 ‘가격결정용’으로 다시 정리합니다
손익분기점 계산이 틀어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비용 분류가 흐릿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상공인·중소기업은 “거의 다 변동비 같은데요?”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실제로는 반대인 경우도 많습니다. 고정비는 생각보다 단단하게 붙어 있고, 변동비는 제품별로 크게 다릅니다.
| 구분 | 정의(가격전략 관점) | 대표 예시 | 실무 팁 |
|---|---|---|---|
| 고정비 | 판매량이 변해도 당장 크게 안 변하는 비용 | 임대료, 고정급여, 감가상각, 기본 관리비 | 월 기준으로 먼저 고정하고, 3개월 평균으로 흔들림을 줄입니다 |
| 변동비 | 한 개 더 팔면 같이 따라오는 비용(단위당 비용) | 원재료, 포장, 택배, 카드수수료, 판매수수료 | ‘제품/메뉴별’로 반드시 쪼개야 합니다(평균내면 의사결정이 망가집니다) |
| 준고정비 | 구간을 넘어가면 점프하는 비용 | 알바 인건비, 물류차량 증차, 추가 창고 | BEP를 한 줄이 아니라 ‘구간별’로 봐야 합니다 |
손익분기점 3가지 공식: 매출형·수량형·단가형
손익분기점은 상황에 따라 계산 형태가 달라집니다. 대표가 자주 쓰는 건 3가지입니다. (공식은 간단하지만, 중요한 건 어떤 질문에 쓰는지입니다.)
1) 수량 기준 손익분기점(BEP Units)
2) 매출 기준 손익분기점(BEP Sales)
3) 목표이익 포함(Target Profit)
가격전략 연결 1: “할인”은 손익분기점을 폭발시킬 수 있습니다
할인은 매출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헌이익을 깎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할인은 “몇 개 더 팔면 되나요?”가 아니라, “몇 개나 더 팔아야 본전인가요?”로 묻는 게 맞습니다.
| 변경 | 공헌이익(단위) 변화 | BEP 변화 | 대표가 확인할 질문 |
|---|---|---|---|
| 가격 10% 할인 | 단위 공헌이익 크게 감소 | BEP 수량 급증 | 추가 판매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
| 변동비 5% 절감 | 단위 공헌이익 증가 | BEP 하락 | 품질/납기 리스크 없이 가능한가요 |
| 구성 변경(업셀) | 가격↑, 변동비 소폭↑ | BEP 하락 가능 | 고객이 받아들일 명분이 있나요 |
가격전략 연결 2: 가격 인상은 ‘BEP를 낮추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가격 인상은 겁이 납니다. 특히 단골이 많은 업종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손익분기점을 놓고 보면, 인상은 종종 가장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단위 공헌이익이 늘면 BEP가 내려가니까요. 물론 “그냥 올리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상은 반드시 명분과 구성이 같이 가야 합니다.
인상 시나리오 3가지(현장형)
- 구성 인상: 용량/옵션/서비스를 올리고 가격을 올립니다(‘같은 걸 비싸게’가 아니라 ‘다른 걸 더 좋게’).
- 구간 인상: 성수기/주말/피크타임만 먼저 올립니다(전체 인상보다 저항이 낮습니다).
- 채널 인상: 수수료 높은 채널의 가격을 먼저 조정합니다(수익성 회복이 빠릅니다).
가격전략 연결 3: 손익분기점은 ‘제품 믹스’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러 제품/메뉴를 파는 회사는 손익분기점이 하나가 아닙니다. 상품 A는 마진이 좋고, B는 회전이 빠르고, C는 광고 역할을 합니다. 이때 평균 마진으로 계산하면 전략이 꼬입니다. 그래서 나는 믹스를 이렇게 봅니다. “어떤 제품이 고정비를 실제로 메우고 있나?”
| 구분 | 역할 | 가격전략 힌트 | 주의점 |
|---|---|---|---|
| 수익형 | 고정비를 메우는 핵심 | 인상/업셀 우선 대상 | 품질 저하하면 전체 신뢰가 깨집니다 |
| 유입형 | 처음 고객을 데려오는 상품 | 가격보다 전환 설계(세트/추가구매) | 유입형만 팔리면 적자가 커질 수 있습니다 |
| 회전형 | 현금흐름을 만들고 재고를 줄임 | 구간 할인/번들로 효율화 | 수수료/카드수수료가 마진을 갉아먹습니다 |
대표가 바로 써먹는 체크리스트: 가격을 건드리기 전 10분 점검
- 현재 가격 기준 단위 공헌이익(판매가-변동비)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까
- 고정비는 월 기준으로 확정했고, 준고정비 구간(인력/물류)은 표시했습니까
- 할인/인상 시나리오별로 BEP 수량이 얼마나 변하는지 계산해봤습니까
- 수수료(플랫폼/카드/배달) 포함한 실질 변동비로 계산했습니까
- 제품/메뉴별 역할(수익형·유입형·회전형)을 구분해봤습니까
- 가격 변경의 명분(품질/속도/편의/정책/원가상승)을 고객 언어로 준비했습니까
마무리: 가격은 ‘감’이 아니라 ‘버틸 수 있는 구조’로 정해야 합니다
가격을 조정해야 하는 순간은 늘 불편합니다. 그리고 대표는 대부분 혼자 결정합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한 번만 제대로 잡아두면, 결정이 훨씬 단단해집니다. “이 정도까지는 버틴다”가 아니라 “이 이상이면 구조가 깨진다”가 보이니까요. 나도 컨설팅 현장에서 느낍니다. 가격을 건드릴 때 흔들리는 건 숫자보다 마음입니다. 그런데 숫자가 정리되면 마음이 덜 흔들립니다. 이번 주에 고정비·변동비부터 다시 쪼개고, 할인/인상 시나리오 2개만이라도 BEP로 비교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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