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회사는 자금조달을 언제, 얼마를 준비해야 하나요?” 이 질문은 현장에서 정말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매출이 큰 회사도 똑같이 묻고, 이제 막 성장하는 회사도 똑같이 묻는다는 점입니다. 결국 답은 하나로 모입니다. ‘회사에 맞는 현금흐름의 리듬’을 먼저 잡아야 합니다.
며칠 전 늦은 저녁, 상담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통장을 다시 들여다봤던 날이 있습니다. 대표는 “이번 달은 버티는데, 다음 달이 무섭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묘하게 남더군요. 자금조달은 늘 ‘지금’보다 ‘다음 달’에서 사고가 납니다.
자금조달 규모는 ‘필요금액’이 아니라 ‘버티는 힘’으로 계산합니다
자금 규모를 잡을 때 흔히 하는 실수는 “얼마가 부족하니 그만큼만”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부족분 + 변동성 + 시간차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특히 매출이 계절을 타거나, 거래처 결제 조건이 긴 업종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실무에서 쓰는 3가지 자금 바구니
저는 자금조달을 크게 세 바구니로 나눠서 봅니다. 이렇게 나누면 “언제 얼마”가 훨씬 선명해집니다.
| 자금 바구니 | 무엇을 위한 돈인가 | 권장 준비 수준(실무 기준) |
|---|---|---|
| 운전자금 | 인건비·임차료·원재료·외주비 등 반복비용 | 고정비 2~3개월치 + 성수기 대비 변동비 |
| 시설자금 | 기계·설비·인테리어·차량 등 자산 투자 | 총투자비의 10~20%는 예비비로 별도 |
| 안전자금(완충자금) | 매출 지연·클레임·환불·급여 증가 등 돌발 | 월 고정비 1~2개월치를 ‘절대 손대지 않는 돈’으로 |
여기서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운전자금은 늘 ‘현재의 운영’을 보고, 시설자금은 ‘미래의 생산력’을 보고, 안전자금은 ‘최악의 한 달’을 대비합니다. 세 바구니를 섞으면, 자금은 금방 새어 나갑니다. 그리고 그때 대표는 마음이 급해집니다.
자금조달 시기는 ‘필요한 날’이 아니라 ‘심사와 집행의 시간’으로 잡습니다
자금이 필요한 날짜가 4월 30일이라면, 4월에 신청하면 늦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조달은 심사(검토) 시간과 집행(실행)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아쉬운 케이스는 “아… 조금만 일찍 움직였으면”에서 끝난 건들이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다음처럼 시간표를 잡으면 안정적입니다.
| 구간 | 해야 할 일 | 대표가 놓치기 쉬운 포인트 |
|---|---|---|
| 필요 시점 10~8주 전 | 자금 목적 확정, 금액 산정, 내부자료 정리 | “대충 이 정도”가 아니라 사용처를 항목별로 쪼개기 |
| 필요 시점 8~6주 전 | 금융기관/정책자금 라인업 검토, 사전상담 | 한 군데만 보지 말고 대안 2~3개 세팅 |
| 필요 시점 6~4주 전 | 신청/접수, 보완자료 대응 | 보완요청은 흔합니다. 속도가 결과를 바꿉니다 |
| 필요 시점 4~0주 전 | 약정·담보·보증 절차, 실행 | 실행일이 밀릴 수 있어 여유일(버퍼) 확보 |
우리회사에 맞는 “언제 얼마”를 만드는 간단한 계산 프레임
대표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은 “그럼 우리 회사는 구체적으로요?”입니다. 물론 회사마다 숫자는 다릅니다. 다만 계산 프레임은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래 순서로 정리합니다.
1) 월 고정비부터 적습니다
급여(4대보험 포함), 임차료, 이자비용, 필수 외주비, 공과금처럼 매출과 무관하게 나가는 비용을 먼저 합산합니다. 여기서 잠깐, 한 번 더 확인합니다. 빠뜨린 게 꼭 있습니다. 특히 대표가 개인카드로 돌려 쓰는 비용이요.
2) 결제 시간차를 확인합니다
매출이 발생한 뒤 현금이 들어오는 평균 기간(외상·카드정산·B2B 결제조건)을 체크합니다. 이 기간이 길수록 운전자금 규모는 커져야 합니다. “매출은 있는데 돈이 없다”는 말은 거의 여기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월 고정비가 3,000만 원이고 현금 유입이 평균 1.5개월 늦게 들어온다면, 안전개월수 1개월을 더해 3,000만 × (1.5 + 1) = 7,500만 원이 ‘바닥선’으로 잡힙니다. 이 숫자가 있으면, 자금조달 타이밍도 역으로 잡힙니다.
현장에서 자주 터지는 예외 상황 3가지
이상하게도, 자금은 계산대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계산대로 갔다면 대단히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표에게 “예외를 미리 정해두자”고 권합니다.
- 매출 급증인데도 현금이 마르는 상황(재고·외주·인건비가 먼저 늘어남)
- 시설 투자가 계획보다 길어지는 상황(인허가·납기·공정 지연)
- 단일 거래처 결제 지연이 생기는 상황(한 번만 늦어져도 큰 타격)
자금조달은 ‘성공한 달’이 아니라 ‘흔들린 달’을 기준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한 번은 대표가 “이번 분기 매출이 최고”라고 말했는데, 통장 잔액은 오히려 줄어 있었습니다.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알고 보니 수주가 늘며 외주 선지급이 커졌고, 정산은 두 달 뒤였습니다. 성장의 순간에도 자금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대표가 오늘 바로 할 수 있는 ‘언제 얼마’ 체크리스트
- 월 고정비(급여·임차·이자·필수외주)를 합산해봤는지
- 현금 유입 지연 기간(정산 주기)을 숫자로 적어봤는지
- 운전자금(2~3개월치)과 안전자금(1~2개월치)을 구분했는지
- 시설 투자 시 총투자비의 10~20%를 예비비로 포함했는지
- 자금 필요 시점 기준 6~10주 전부터 역산해 준비하는지
자금은 ‘많이’ 확보하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필요한 만큼을, 필요한 시점 전에 준비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표의 마음이 제일 편해집니다. 이상하게도, 현금흐름이 안정되면 직원들도 덜 불안해하고, 거래처 대응도 더 침착해집니다. 결국 자금은 숫자이면서,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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