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저녁이었습니다. 강남 쪽 미팅을 마치고 차 안에서 잠깐 숨을 돌리는데, 대표님 한 분이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기능은 계속 추가하는데, 왜 고객이 안 붙죠?” 그 질문이 이상하게 오래 남더군요. 돌이켜보면 그날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기능’이 아니라 ‘제품’의 문제로 다시 보게 만든 계기였으니까요.
Inspired를 읽고 가장 먼저 바뀐 질문
이 책을 읽고 나면 질문이 바뀝니다. “무엇을 만들까?”에서 “무엇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가?”로요.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기능은 만들면 끝이지만, 성공은 만들기 전에 이미 반쯤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팀의 일은 ‘요구사항을 받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 성공을 만들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현장에서는 보통 이렇게 흘러갑니다. 큰 고객이 한마디 합니다. 내부에서 급히 회의합니다. 개발·디자인이 밤을 새웁니다. 배포하고 나면… 조용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실패의 원인이 “실행력 부족”이 아니라 “검증 없는 확신”인 경우가 더 많다는 점입니다.
핵심 인사이트 5가지: 제품이 팔리는 팀은 다르게 움직입니다
1) ‘아이디어’가 아니라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제품이 흔들릴 때 대부분은 아이디어 회의로 달립니다. 하지만 책이 강조하는 방향은 반대입니다. 고객의 문제(고통·비용·불편·두려움)를 먼저 정의하고,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여러 해법을 경쟁시키는 방식입니다.
2) ‘완성품’ 대신 ‘학습용 프로토타입’으로 검증합니다
중소기업에서 특히 흔한 함정이 있습니다. “일단 만들고 반응 보자”라는 말이요. 듣기엔 빠른데, 실제로는 가장 비싼 길이 되기도 합니다. 프로토타입은 제품을 대신해 고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도구입니다. 완성도를 높이기보다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집중합니다.
3) 제품은 4가지 기준을 동시에 통과해야 합니다
이 책의 프레임을 빌리면, 제품은 한 가지 기준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고객이 원하고(가치), 사용 가능해야 하고(사용성), 기술적으로 가능해야 하며(실현 가능성), 비즈니스로도 성립해야 합니다(수익/비용/리스크).
| 검증 기준 | 대표 질문 | 현장 신호 |
|---|---|---|
| 가치(Value) | 고객이 정말로 원하나? | 돈/시간/노력 중 하나를 기꺼이 내놓는다 |
| 사용성(Usability) | 설명 없이도 쓸 수 있나? | 첫 사용에 ‘막힘’이 줄고 재방문이 늘어난다 |
| 실현 가능성(Feasibility) | 우리 팀이 감당 가능한가? | 유지보수·운영 부담이 폭증하지 않는다 |
| 사업성(Viability) | 이게 돈이 되나, 리스크는? | 마진·현금흐름·법무·CS가 버틴다 |
4) ‘성과(Outcome)’ 중심으로 목표를 바꿉니다
많은 조직이 “이번 달 기능 10개 배포”처럼 산출물(Output)을 목표로 잡습니다. 그런데 성과는 “재구매율 5%p 개선”, “문의 전환율 2배”, “클레임 30% 감소”처럼 행동 변화로 측정됩니다. 목표가 바뀌면 회의가 바뀌고, 회의가 바뀌면 제품도 바뀝니다.
5) 제품팀은 ‘권한(Empowerment)’이 있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잠깐 멈칫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제품팀이 “요구사항 처리반”이 되기 쉽습니다. 대표·영업·큰 고객의 말이 곧 우선순위가 되는 구조죠. 그런데 Inspired는 제품팀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같이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속도가 나고, 무엇보다 학습이 쌓입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버전으로 바꾸면: ‘일주일 제품 검증 루틴’
좋은 소식은, 이 방식이 큰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작은 팀일수록 더 빠르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권하는 최소 루틴은 아래 정도입니다.
- 월요일: 고객 문제 1개를 문장으로 고정합니다(“누가 무엇 때문에 얼마나 불편한가”).
- 화요일: 그 문제를 푸는 해법을 3개만 적습니다(기능 말고 ‘해결 방식’).
- 수요일: 가장 싼 프로토타입을 1개 만듭니다(화면 스케치, 샘플 문구, 간단 설문도 됩니다).
- 목요일: 고객 5명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기록합니다(좋다/싫다보다 ‘왜’에 집중합니다).
- 금요일: “다음 주에 더 검증할 것 1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립니다.
이 루틴을 두 번만 돌려도, 팀이 ‘만드는 일’보다 ‘선택하는 일’에 익숙해집니다. 저는 이 변화가 꽤 큽니다. 제품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니까요.
내가 바로 써먹은 체크리스트: 제품이 흔들릴 때 보는 8문장
- 우리가 푸는 문제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습니까?
- 고객이 지금도 이 문제 때문에 돈/시간을 쓰고 있습니까?
- 가장 큰 불확실성(가치/사용성/기술/사업성)은 무엇입니까?
- 완성 전에 검증할 수 있는 최소 실험은 무엇입니까?
- 이번 달 목표는 기능 개수입니까, 고객 행동 변화입니까?
- 영업·운영·CS가 이 변화를 감당할 수 있습니까?
- 우선순위를 바꾸는 기준이 명확합니까(감정/큰소리 말고 기준)?
- 이 기능을 안 만들면 생기는 손해가 ‘정말’ 큽니까?
책을 덮고 나면, ‘제품을 잘 만든다’는 말이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좋은 제품은 멋진 화면이 아니라, 팀이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식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 방식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문제를 선명하게 말하고, 작은 실험으로 빠르게 배우는 것. 저는 그 단순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복잡한 시장일수록, 단순한 원칙이 오래 가더군요.
제품·서비스를 개선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검증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한국경영컨설팅으로 문의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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