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에게 약속하는 한 문장, 우리 회사를 설명하는 가장 짧은 계약서
가끔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 회사가 고객에게 딱 한 문장만 약속할 수 있다면, 뭐라고 말하시겠습니까?” 그러면 대부분 잠시 웃다가, 그다음에는 꽤 긴 침묵이 찾아옵니다. 머릿속에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막상 한 문장으로 줄이려고 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 표정에 드러납니다.
예전에 한 동네 빵집 사장님과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새로 간판을 만들면서 슬로건을 정하고 싶다며 여러 문장을 적어오셨습니다. “정직한 재료, 정성 가득 수제빵”, “당일 생산, 당일 판매” 같은 문장들이 길게 적혀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요, 손님이 ‘여기 빵은 믿고 사도 된다’라는 말만 하면 좋겠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속에서 ‘아, 이게 이 가게가 고객에게 약속하고 싶은 한 문장이구나’ 하는 느낌이 분명히 왔습니다.
왜 한 문장이 필요한가: 기억과 신뢰의 기준점 만들기
고객은 우리 회사를 10줄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길어야 한 줄, 두세 개의 인상으로 기억합니다. “거긴 빨리 해주는 회사야”, “거긴 사고 나면 끝까지 책임져”, “거긴 싸지만 항상 불안해” 같은 문장으로요. 즉, 고객은 이미 우리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문장을 우리가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가 다를 뿐입니다.
고객이 속으로 말하고 있는 그 한 문장을 주인이 먼저 꺼내어,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브랜딩의 시작입니다.
고객에게 약속하는 한 문장은 슬로건이면서 동시에 기준점입니다. 이 한 문장에 맞으면 “우리답다”가 되고, 어긋나면 “이건 우리다움에서 벗어났다”가 됩니다. 그래서 이 문장을 정해두면 의사결정이 조금 덜 흔들립니다. 직원 교육을 할 때도, 마케팅 문구를 고를 때도, 심지어 피곤한 날 고객을 대할 때도 “우리가 한 약속”이 떠오르게 됩니다.
좋은 약속 문장과 나쁜 약속 문장의 차이
그렇다면 고객에게 약속하는 한 문장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보통 처음에는 너무 멋진 말, 너무 넓은 약속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같은 문장은 듣기에는 좋지만, 실제 현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 구분 | 나쁜 약속 문장 예시 | 좋은 약속 문장 예시 |
|---|---|---|
| 추상성 |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 “사장님 매출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것만 제안하겠습니다.” |
| 실행 가능성 | “언제나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약속 시간에서 10분 이상 늦으면 비용을 받지 않겠습니다.” |
| 구체성 | “최고의 품질을 제공합니다.” | “기성품이 아닌, 사장님 회사 재무 데이터를 기준으로 진단 보고서를 씁니다.” |
돌이켜보면, 좋은 문장은 항상 구체적이고, 행동을 떠올리게 하고, 지키지 못하면 바로 티가 나는 문장이었습니다. 반대로 나쁜 문장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문장, 어디 회사 홈페이지에나 붙어 있는 문장이었습니다. 결국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문장을 우리 회사만의 행동 기준으로 쓸 수 있는가?”
우리 회사만의 한 문장을 만드는 3단계
실제 상담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기준으로, 한 문장을 만드는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종이 한 장과 펜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이 작업은 컴퓨터보다 손글씨로 해보면 더 좋습니다.
1단계: 고객 입에서 나왔으면 하는 문장을 적어보기
첫 단계에서는 “고객이 지인에게 우리 회사를 소개할 때 했으면 하는 말”을 상상해 봅니다. 예를 들어 “거긴 숫자를 예쁘게 포장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말해줘” 같은 말일 수 있습니다. 이때 회사 입장이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우리 회사는…”이 아니라 “여긴…”으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적어본다.
- “좋다, 친절하다” 같은 추상적 표현 대신 구체적인 행동이나 결과를 넣어본다.
- 지금도 가끔 들리는 칭찬 문장이 있다면 그대로 옮겨 써본다.
2단계: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를 한 줄에 담기
다음 단계에서는 적어둔 문장들을 조금 다듬어서,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세 가지 요소를 한 줄에 끼워 넣어봅니다. 예를 들어 경영컨설팅 업체라면 “중소기업·소상공인 사장님께, 숫자와 현장을 함께 보는 컨설팅으로, 실행 가능한 변화를 만들겠다” 같은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 누구에게: 우리 회사가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핵심 고객을 한정한다.
- 무엇을: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는지 한 단어로 정리한다. (매출, 수익, 시스템, 시간 등)
- 어떻게: 우리 회사만의 방식·태도·강점을 한 단어 또는 짧은 구로 표현한다.
3단계: “이건 진짜 지킬 수 있나?”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마지막 단계는 조금 냉정해야 합니다. 적어둔 문장을 보고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 문장을 내 명함 뒤에,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견적서 상단에 넣고 계속 지킬 수 있을까?” 만약 마음 한구석에서 망설임이 느껴진다면, 문장이 너무 과하거나, 아직 회사의 실제 역량을 넘어서는 약속일 수 있습니다.
- 지금 당장 100% 완벽하게는 못해도, 80% 이상은 지킬 수 있는 문장인가?
- 직원이 이 문장을 보고 자신의 일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떠올릴 수 있는가?
- 이 문장을 기준으로 “우리답다/우리답지 않다”를 나눌 수 있는가?
현장에서 만난 한 문장 사례: 사장 입에서 나왔을 때의 힘
어느 도소매 유통업 대표와의 미팅에서, 브랜드 문장을 정하는 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있는 유통 파트너”,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 같은 문장들이 나왔습니다. 다 적어본 뒤에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대표님, 솔직히 회사 문서 아니라 친구에게 우리 회사를 설명한다면 뭐라고 말하시겠어요?”
잠시 고민하던 그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거래처 사장님이 ‘쟤한테 맡기면 사고는 안 난다’ 이 말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순간 잠시 멈칫했습니다. 숫자보다 훨씬 강한 문장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날 우리가 합의한 문장은 이 한 줄이었습니다. “사장님께 ‘저 집은 사고 안 낸다’는 말을 듣는 유통회사.” 그 뒤로 회사의 여러 표현과 기준이 이 한 문장을 중심으로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한 문장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
한 문장을 만들었다면, 그다음은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반복해서 보여줄지의 문제입니다. 홈페이지 메인, 명함 뒷면, 카카오톡 채널 소개, 견적서 첫 장, 심지어 직원 채용 공고까지. 고객과 직원이 우리 회사를 처음 접하는 거의 모든 터치포인트에 이 문장을 심어둘 수 있습니다.
- 홈페이지/블로그: 회사 소개 첫 문단, 상단 배너 문구로 활용한다.
- 명함/인쇄물: 명함 뒷면, 브로슈어 표지에 짧게 넣는다.
- 견적서/제안서: 표지 하단 또는 인사말 바로 아래에 배치한다.
- 내부: 회의실, 교육 자료 첫 페이지에 넣어 직원들과 공유한다.
돌이켜보면, 고객에게 약속하는 한 문장을 명확히 가진 회사들은 눈빛이 조금 다르었습니다. 힘든 선택의 순간에도 “우리가 한 약속에 맞나?”라는 질문을 먼저 던졌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손해처럼 보이는 선택을 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선택들이 브랜드의 두께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고객에게 약속하는 한 문장은 길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진심이어야 하고, 반복할수록 우리를 더 닮아가는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우리 회사의 존재 이유를 한 줄로 정리해 보고 싶다면, 오늘 당장 A4용지 한 장을 꺼내 “고객에게 약속하는 한 문장”이라는 제목을 적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브랜드 방향성과 고객에게 약속하는 한 문장을 함께 정리하고 싶다면, 한국경영컨설팅과 함께 우리 회사만의 문장을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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